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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케빈 스페이시의 영화 '아메리칸 뷰티' - 아름다움이 넘치는 세상에 눈 뜨라

케빈 스페이시의 영화 '아메리칸 뷰티'

 

 

영화를 보고 나면 '재밌다, 아니다'로 일단 나뉘는데 간혹 재미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재밌는 것도 아닌 '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작품의 정서가 나와 맞지 않을 때 그리고 사회적인 문제를 직설적 혹은 역설적으로 표현한 영화를 볼 때 불편함을 느낀다. 이 불편함은 내가 속한 사회의 민낯이나 치부를 드려다보는 느낌 때문이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 너무나 직설적인 영화이다. 

 

 

사랑이 시들해진 중년의 부부는 서로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으며 사춘기의 딸은 그런 아빠와 엄마를 보기가 불편하고 짜증스럽다. 

이웃에 이사 온 퇴역 해병 장교는 꼬장꼬장한 성격으로 이웃에게 퉁명스럽고 그의 아들은 숨어서 남을 촬영하는 나쁜(?) 취미가 있다. 두 집은 비극적인 결말로 치달으며 점점 가까워진다.

 

 

 

무능력자로 아버지의 권위 따위는 벌써 없어진지 오래 된 제인네 집은 항상 어수선하다. 서로 말하고 있지만 듣는 이는 없고 바라보는 방향도 다르니 이들에게 식탁에서의 대화는 무의미한 시간이다.

옆 집에 사는 리키는 권위와 무력의 상징인 해병대 출신의 아버지 밑에서 옴짝달싹 못하며 체벌 속에 지내왔다.

 

 

아버지의 무력적인 체벌은 역시나 이 집에는 쌍방 의사 소통이 없음을 알려 준다. 달라보이지만 같은 두 집의 문제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아름다움이 넘치는 세상에 눈 뜨라

문제 있는 어른들이 있으니 당연히 아이들도 문제가 있다. 무능력한 아버지를 저주하는 딸, 무력적인 권위에 밟혀 불법적인 일탈을 일삼는 아들, 결국 거미줄처럼 엮이고 엮인 두 가족은 진심과 오해가 뒤섞여 버리고 만다.

이제 자존감을 찾고 가족의 소중함과 자신에게 주어진 아름다운 시간들이 소중했음을 알아챘을 때 아버지는 총탄을 맞고 만다. 뒤통수에 총구를 겨눈 사람은 다름아닌 옆 집 남자.

 

 

감독은 막장 같은 내용으로 오해할만한 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알려주려는 것일까?

'오늘은 나의 남은 인생의 첫 날이다'라는 말이 뜻하는 바를 알겠으나 죽음을 눈 앞에 둔 시점에서야 행복을, 아름다운 인생을 깨닫는다는 남자의 말은 타이밍이 적절치 않아 보인다. 

 

 

 

분노를 품지 마라, 마음을 가라 앉히고 집착을 버리면 온 몸에 희열이 넘쳐나는 것을 느낀다는 주인공의 나레이션이 그다지 와 닿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