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all/영화 이야기

손예진의 영화 '덕혜옹주' - 저는 조선의 옹주 이덕혜입니다

 

손예진의 영화 '덕혜옹주'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에 대한 관심이 영화화까지 되면서 그녀의 삶이 곧 역사였던 시대에 왜곡이냐 미화냐 등 논란이 되고 있다.

황실의 가족이었으며 삶의 마지막을 고국에서 마감한 명색이 마지막 황녀에 대한 기록이 이처럼 미미할 줄 몰랐다. 그때나 지금이나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을테니 그녀가 겪었을 인간적인 고통이 공감되기도 하지만 영화 속 그녀의 모습은 공감하기 어려웠다.

 

 

 

 

그저 아버지의 품에서 이리저리 뛰놀며 행복했던 복녕당 아기씨 덕혜는 아버지 고종의 승하와 함께 어려운 시대를 몸으로 부딪쳐야만 했다.

생모의 곁에 머물기를 원했으나 강제적으로 일본으로의 유학 길에 올랐고 일본에 도착하자마자부터 일구월심 고국으로 돌아가기만을 소원했다. 그러나 .....

 

 

 

 

덕혜옹주는 영친왕과 일본인 올케 이방자 여사 댁에 머물며 학교를 다녔는데 이곳에서 궐내에서 알았던 어린시절 동무 김장한을 만나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어쩌면 그와 함께 고국에 돌아갈 날을 기대하며 말이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그녀와 김장한을 다시한번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었다.

 

 

저는 조선의 옹주 이덕혜입니다

고종이 환갑에 얻은 막내 딸을 위해 덕수궁 준명당에 우리나라 최초의 유치원을 만들고 그 노는 모습을 보며 노년의 행복을 느꼈다고 한다. 영화에서도 어린 딸을 향한 그의 애틋한 사랑이 잘 보여진다.

한시도 눈에서 놓지 않았다는 고종이 어찌 어린 옹주를 두고 눈을 감았을까. 고종의 우려대로 옹주의 삶은 인간으로서 여자로서 녹록치 않았다. 건강하지 못한 정신으로 돌아 온 고국엔 그녀를 반기며 안아주는 가족이 아무도 없었다.

그저 조선의 마지막 황녀라는 타이틀 밖에는... 

 

 

 

 

영화 '덕혜옹주'를 보고나서 중국의 마지막 황제가 떠 올랐다. 격변의 시대에 황제임에도 나락으로 떨어져 비천한 노년기를 맞이하는 과정을 담담히(?) 그려냈던 영화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로 덕혜옹주의 삶을 역사에 강하게 저항하는 캐릭터보다는 그저 역사의 거센 물살에 몸을 맡겨야만 했던 가녀린 여인으로 보여주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