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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이란 영화 '택시' - 택시 안에서 펼쳐지는 불법 영화 촬영기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이란 영화 '택시'



택시 안에서 자동차 바퀴를 훔친 도둑에 대해 설전을 벌이는 남녀.

남자는 이유가 무엇이든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도둑놈은 사형에 처해서 응징해야 한다고 말하고 여자는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 왜 물건을 훔치는 상황까지 왔는지를 국가가 알아야 한다며 서로 갑론을박한다.

이들은 배우가 아니다. 



마치 설정된 촬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카메라 각도는 정밀하고 촬영을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출연 배우(승객)들은 혀가 꼬이지도 않게 술술 말들을 쏟아 낸다.

이란 사람들이 말이 이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다. 속도감 있지만 집중하게 되는 대화들을 통해 이란의 문화와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어 흥미로운 영화였다.


특히 교통 사고 당한 부부의 절절한 이야기에서 드러나는 부당한 여성 인권은 충격적이었다. 

택시 안에 설치된 카메라에는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다양한 인생살이가  그대로 찍힌다. 배경은 이란의 도심 어디쯤. 영화를 보고 나서 알았지만 이란은 영화 촬영과 상영에 있어 엄격한 허가가 필요한 나라라고 한다.



이 영화를 몰래(?) 촬영하고 있는 감독은 여러가지 제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그것에 얽매여 전전긍긍하는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택시 안에서 펼쳐지는 불법 영화 촬영기

하루 택시 운전사가 되어 그가 만난 이란 사람들 중에는 환경이 열악함에도 여전히 영화 창작에 몰두하는 젊은 청년이 있었고 이란의 여성 인권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여성변호사도 있었다.

그리고 감독 삼촌을 자랑스러워하는  미래 이란의 유명 여성 감독이 분명한  예쁜 조카의 속사포 같은 종알거림은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영화 제작을 금지 당한 감독임에도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카메라를 설치하며 즐겁기만 하다.

그가 지금 촬영하는 영화는 상영은 커녕 촬영 중단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작업임에도 그는 여유로워 보인다.



편집한것인지 모르지만 다행인 것은 감독의 택시에 탔던 사람들은 그를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