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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김석, 이세영의 영화 '아홉살 인생' - 9살 내 인생에 들어 온 그녀 친구? 사랑?

 

김석, 이세영의 영화 '아홉살 인생'

 

사람 사는 냄새 물씬나는 동네에 사는 9살짜리 인생들이 대거 등장한다.

가족이 전부이고 친구가 전부이고 내가 사는 동네가 세상의 전부인줄 알았던 9살짜리들 앞에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던 또 다른 9살짜리가 나타나 동네는 조용히 술렁인다.

 

9살이지만 몸 속에 나이가 몇 살은 더 숨어있는 듯이 보이는 여민이는 전학 온 소녀 우림이에게 첫 눈에 반해버렸다.

이질감이 느껴질정도의 딴나라 사람같은 우림이를 보면 여민이는 환타지 세계로 훌쩍 빠져들어간듯한 어지러움을 느낀다. 얄밉지만 더 사랑스러운 우림이에게서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다.

어려도 남자라 그런가. 못 된 가시나 같은데 거기에 자꾸 끌리는 여민이.

 

여민이의 놀이 친구 기종이는 여민이의 변화가 그다지 낯설지 않지만 금복이는 여자라서 그런지 여민이가 우림이를 쳐다보기만 해도 속에서 울화가 치민다. 이런게 사랑이고 질투인걸까?

우림이만 바라보는 여민이 여민이를 바라보는 금복이 제대로 삼각관계가 되버린 9살 짜리들의 인생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까?

 

입가에 웃음기를 머금고 세 사람을 지켜 보기로 한다. 

 

9살 내 인생에 들어 온 그녀 친구? 사랑?

1970년대의 어디쯤 되어 보이는 배경의 산동네, 다들 사는게 비슷비슷하게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다. 연배가 되는 사람들은 어린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향수에 젖게 만드는 영화라 하겠다.

언덕길의 가파른 산동네 이런저런 이유로 이곳에 정착해 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사는 모습들이 제각각이다. 공동 수도로 물을 길어 먹고 공동 화장실에 사용에 학교에 점심을 못 싸 가는 아이들이 있는가하면 아예 학교를 못 다니는 형편의 아이들도 있다.

어른들보다 훨씬 힘들었을 아이들의 모습이 자꾸 눈에 들어 온다.

 

지금은 어디에서고 찾아 보기 힘든 박물관이나 체험 스튜디오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옛날 그 시절 그 모습들이 나를 자꾸 추억 속으로 빠져 들게 한다.

엄마가 부를때까지 가로등도 없는 컴컴한 골목길에서 뛰고 또 뛰며 신나게 놀던 그 때로 말이다.

 

공기 놀이, 사방치기, 다방구, 고무줄 놀이, 말뚝박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술래잡기, 소꿉놀이 1년 365일 노느라 바빴던 그래서 하루도 심심한 날이 없던 그 때가 자꾸 떠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