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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앤드류 가필드의 영화 '핵소 고지' - 양심적 병역 거부, 살리러 전쟁터에 간다

 

앤드류 가필드의 영화 '핵소 고지'

 

많이 살려야 하는 것이 옳은지 많이 죽이는 게 옳은 것인지 판단이 쉽지 않다. 전쟁터에서 말이다. 총을 잡을 수 없다는 도스몬드가 군에 자원입대했다.

사람을 죽일 수는 없지만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집총거부를 조건으로 하는 입대를 감행한 것인데  전쟁터라는 것과 다른 병사들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 도스몬드의 상관은 그를 불명예 제대 시키려 한다.

 

아버지의 고통스런 전쟁 후유증을 직접 곁에서 지켜 본 도스몬드가 군에 자원 입대하려 한다. 그의 지원이 문제된 이유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이기 때문이다.

총에 대한 트라우마로 집총 거부를 하는 도스몬드의 자원입대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가운데 예상대로 그는 힘겨운 훈련소 생활을 버티고 버텨 나간다.

비아냥거림과 함께 폭력이 동반됨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재판에 회부되면서까지 군에 남으려는 이유는 뭘까?

 

집총 거부, 비무장 근무를 허가 받은 도스몬드의 보직은 위생병이다. 죽어가는 병사들을 살리는 것. 도스몬드가 군에 지원한 이유이다.

사실 영화 초반에 도스몬드의 고집스런 행동들은 강한 신념이라기보다는 치기나 오기처럼 보였다. 적들이 총구를 겨누고 있는데 총알받이 노릇만 하겠다는건지. 불란만 일으키는 도스몬드의 행적들.

그렇게 전쟁터 한 가운데 그가 섰다.

 

예상 이상으로 참혹한 전쟁터에서 도스몬드는 부상병을 향해 뛰고 또 뛴다. 오직 살리기 위해서 말이다.

 

양심적 병역 거부, 살리러 전쟁터에 간다

모두가 퇴각해야 하는 상황, 현장에 남기로 한 도스몬드는 하룻밤 동안 75명의 부상병을 구조한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가며 신께 기도하면서 말이다.

'한 명만 더...한 명만 더' 적을 죽일 수는 없지만 죽음을 눈 앞에 둔 동료 병사를 적으로부터 구조해 냈다. 도스몬드의 신념이 빛나는 순간이다. 조국을 위해 총을 들 수는 없었지만 조국을 위해 병사들을 살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서 도스몬드라는 인물은 여러가지 면에서 상당히 인상적이다.

누구나 지키고 싶은 신념 하나쯤은 가지고 있겠지만 도스몬드처럼 일신상의 피해를 입어가면서까지 지키기는 쉽지 않다. 처음엔 그의 의지가 부담스럽고 불편하게 느껴졌으나 나중엔 부럽기도 했다.

신념을 가지고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기 참 어려운 세상이니 말이다.

 

의도가 어떻든 우리나라에서였다면 도스몬드가 견뎌낼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