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all/영화 이야기

샐리 호킨스의 영화 '내 사랑' - 내 그림엔 온통 당신의 사랑이

 

샐리 호킨스의 영화 '내 사랑'

 

모드가 가게에서 우연히 가정부를 구한다는 그 남자의 메모지를 무작정 뜯어 들고 그 남자의 집으로 뛰어 간 것은 돌파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불편한 몸 때문에 집 안일 경험이 거의 없는 그녀가 가방을 싸들고 집을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몰락한 집안의 골칫덩이가 되 버린 모드는 오빠에게도 이모에게도 부담만 되는 존재이다. 관절병으로 몸을 정상적으로 가누지 못하는 모드는 사실 외부인들과 관계를 차단 당하며 살아 왔다.

하지만 그녀는 시시때때 외부세계를 동경하며 그곳으로 용감히 돌진한다. 아직 아무도 그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지만 말이다. 그러나 실망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언젠가 내 손을 잡아줄 누군가 한 명은 있을테니까.

 

그 누군가가 에버렛이라는건 보는 순간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 남자에게 가야겠다 생각한건 지금 당장 이 곳을 나갈 돌파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신체적인 약점을 가진 모드는 상당히 용기있는 사람이다.

아무도 그녀의 상황에서 그렇게 과감한 판단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낯설고 거친 남자의 집으로 들이닥치다니 말이다.

 

가정부가 꼭 필요한 집은 아닌것 같은데 하나뿐인 침대를 반으로 나누어 자자는 말이 그렇게나 당당하다. 츤데레 같은 남자.

 

내 그림엔 온통 당신의 사랑이

얼마 안가 모드는 에버렛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사랑스러운 여자가 된다. 큰 소리는 치지만 모드에게 의지하는 에버렛의 표정을 볼 수 있는데 모드도 눈치를 챈 듯 하다.

사실 모드가 이 집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녀가 그리는 그림들이 집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모드와 에버렛 그리고 그들의 사랑으로 점점 채워져 가는 작은 집은 행복함 따스함 그 자체이다.

 

그녀의 보석같은 존재감에 슬슬 눈을 뜨는 사람들이 아쉬움에 그녀를 찾아 온다. 하지만 버스는 떠났다.

순수한 어린아이 같은 그녀의 그림들이 한 장 두 장 드러나는데 소재나 색감들이 한 편의 동화같다. 그녀가 보는 세상이 그녀의 마음이 그 많은 상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맑고 빛나기 때문이다.

 

실존 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진 이 영화의 말미에 실제 주인공 모드와 에버렛 그리고 그들의 작은 집이 나오는데 저절로 흐믓한 미소가 지어질만큼 행복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