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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안성기, 박중훈의 영화 '라디오 스타' - 내 인생의 빛나는 별은 당신

 

안성기, 박중훈의 영화 '라디오 스타'

 

별은 스스로 빛나는게 아니라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거라는 대사가 영화가 끝나도록 귓전을 맴돈다.

누군가는 빛을 내어주고 누군가는 그 빛을 받아서 빛나는 별이 되고 또 누군가는 그 별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꿈을 꾼다면 세상은 그런대로 살아갈만 하다.

 

1988년 가수왕이었던 대스타 최곤의 2006년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한물간 다방에서 10명도 되지 않는 관객 앞에서 못들을 소리까지 들어가며 노래로 생계를 이어나가지만 항상 그에게 엄지척을 해 주는 매니저 민수형은 여전히 최곤을 80년대 최고의 스타라고 추켜 세운다.

일부러가 아니라 진심 우러난 마음으로 말이다.

 

가수도 매니저도 얼굴에 드러난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수는 없는데 세상물정 모르는 왕년의 가수왕과 콩깍지가 씐 매니저는 답답해 보이는 현실을 마주 하고 있다.

더 이상 재기가 불가능해 보이는 최곤은 다시 폭력 사건에 휘말리고 합의금 마련에 전전긍긍하는 매니저는 최악의 계약 조건으로 최곤을 라디오 DJ로 앉힌다.

그것고 강원도 하고도 영월.

 

그동안 헛살았던 시간들에 대한 징벌적 의미인 것도 같은 영월 방송국은 분명 최곤에게 유배지였다.

 

내 인생의 빛나는 별은 당신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인물은 뭐니뭐니해도 안성기이다. 오로지 자신이 키운 최고의 스타 최곤을 뒷바라지 하는 그는 스타의 빛이 꺼졌을 때에도 함께 한다.

그에게 최곤은 무슨 의미를 가진 것일까 궁금했다. 가족들은 뒷전이면서 24시간 365일 붙어서 어떻게라도 다시 빛나는 별로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그의 온 몸에서 느껴진다.

민수에게 최곤은 어렵게 잘 기른 아들같은 느낌일까? 

 

누구나 명장면이라 꼽는 마지막 장면은 내리는 비처럼 충분히 감성적이다.

자신은 쓰지도 않고 자신의 스타에게 우산을 씌워 주는 안성기를 보면서 그에게 최곤은 또 다른 인생의 동반자이자 그가 만든 인생의 결과물이다.

 

지금 잠시 빛을 잃은 그에게 온전히 빛을 모아 주기 위해 그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