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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조인성의 영화 '안시성' - 신이 버린 안시성 우리가 지킨다

 

조인성의 영화 '안시성'

 

고구려 신은 안시성을 버렸다며 항복할 기회마저 버리지 말자고 신녀는 말한다.

하지만 싸우다 죽으나 당나라 군에게 처참하게 능욕당하다 죽으나 죽는 건 마찬가지 신이 우리를 버렸다면 우리가 안시성을 지키면 된다. 죽을 때까지 말이다.

 

5천으로 20만을 대적해야함에도 이토록 기세가 등등한 것은 무엇때문일까? 양만춘을 죽이고자 안시성에 잠입한 사물은 그것이 궁금하다.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싸움에 무모해 보이는 도전장을 던지는 이 사람들은 무엇일까? 답은 모두에게 지켜야 할 소중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며 영리한 수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무한신뢰까지.

 

사람 수로 전쟁의 승패가 갈렸던 옛날의 전투에서 5천대 20만은 이미 게임이 끝난거나 마찬가지.

하지만 전략 전술에 능한 장수가 있다면 사람 숫자가 무에 그리 대수랴. 천혜의 요새를 가졌다면 5천대 20만이라해도 해 볼만 하다고 판단한 게 양만춘이다.

 

전쟁에서의 승리는 20만을 다 죽이는게 아니라 어지간한 공격에도 꿈쩍 않는 철벽 방어가 기선제압이 될테니 말이다. 

 

신이 버린 안시성 우리가 지킨다

기본적으로 높은 성 위에서 방어하는 안시성과 아래에서 공격해야하는 당나라의 입장을 살피자면 어떻게 해서든 성 위로  군사를 올려보내든가 성문을 부숴야 하는데 이 과정의 대결이 상당히 볼 만한 장면들을 만들어 냈다.

작가와 감독의 상상력이 주를 이루지만 토산은 실제 사실이라고 한다. 하지만 안시성을 위협했다는 토산의 위엄(?)이 잘 전달되지는 않은 것 같다.

 

양만춘 역할의 조인성을 비롯해 안시성을 지키는 장수들이 등장하는데 배역의 무게감과는 거리감이 있는 가벼워 보이는 대사톤이 몰입을 방해한다.

양만춘을 중심으로 엮어진 인물관계도에 연개소문이나 이세민과의 첨예한 갈등을 더 극적으로 그렸다면 좋았을 걸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쾌한 즐거움을 주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