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positorium/과학

한 밤의 불청객 모기 그리고 신종 플루보다 무서운 말라리아

 

한 밤의 불청객 모기 그리고 신종 플루보다 무서운 말라리아

 

모든 곤충과 마찬가지로 모기도 알, 애벌레, 성충으로 탈바꿈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모기는 성충이 되자마자 짝짓기를 한다. 그리고 짝짓기를 통해 수정한 암놈이 한 밤의 불청객인 지긋지긋한 흡혈귀가 되는 것이다.

 

대개 모기에게 물리면 심하게 가렵고, 피부가 부풀어 오르지만 웬만하면 참거나 약을 바르면 몇 일 지나 상처가 가라 앉는게 보통이다. 그런데 조그만한 모기에 물려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으니 쉽게 무시할 만한 일도 아니다. 이처럼 모기에 의해 목숨을 잃는 경우는 바로 말라리아에 걸리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말라리아의 전파는 공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고, 그래서 나쁘다란 뜻의 ‘mal’과 공기라는 의미의 ‘aria가 합쳐져 말라리아 이름지었다. 즉 말라리아는 나쁜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다 1907년 프랑스의 라브랑은 말라리아 환자들의 피를 조사하다 환자들의 적혈구 안에서 '플라스모디아'라는 기생 원생동물을 발견했고, 그것이 말라리아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라브랑은 말라리아때문에 노벨상을 받은 두 번째 수상자이다.

 

이처럼 말라리아는 인류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질병이나 아직까지 말라리아에 대한 백신은 개발되지 못했다. 아마도 백신 개발에 성공하는 사람은 말라리아로 노벨상을 받는 다섯 번째 인물이 될 것이다.

 

 

 

말라리아로 죽은 사람들

 

모기는 전 세계에 약3천여 종, 우리나라에는 47종이 있다. 그 중 말라리아를 옮기는 것은 중국 얼룩날개모기이다.

 

 

 

 

원래 모기는 암놈이나 수놈 모두 꿀벌이나 식물의 진액을 먹고 살지만, 짝짓기를 한 암놈은 알의 성숙에 필수적인 철분이 필요하여 온혈동물(조류와 포유류)의 피를 노리는 것이다. 피를 빨면서 모기는 침샘에서 피가 빨리 굳지 않게 하는 물질을 사람의 피부에 주입한다. 이때 말라리아, 뇌염 등 질병을 옮기는 것이다.

 

지난 1백 년 동안 말라이라로 죽은 사람이 1억5천만 명에서 3억 명이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인 33억 명이 말라리아 위험 지역에 살고 있다. 해당 지역은 주로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 등이다.

 

2008년에만 1백8개 나라에서 2억4천7백만 명이 말라리아에 걸렸다. 그 중 사망자가 2, 3백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원전 323년 6월 10일 알렉산더 대왕이 바빌론에서 32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그의 사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최근 학자들은 말라리아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한다. 그 근거로 알렉산더 대왕이 죽기 2주전 배를 타고 바빌론 교외의 늪지대를 순찰했었는데, 그 지역은 지금도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지역이다.

 

그 밖에도 말라리아 희생자 명단에는 유명인들이 많다. 칭기즈칸의 사망 원인도 말라리아라는 설이 유력하며, 로마황제와 교황을 비롯한 많은 인물들이 말라리아에 희생되었다. 테레사 수녀, 단테, 성 어거스틴도 그러하다. 

 

 

우리나라는 안전한가?

 

이렇게 많은 사람이 말라리아로 죽을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지만 우리나라는 별반 관심이 없는 질병이 말라리아다.

 

우리나라는 말라리아가 발생하지 않는 지역이어서 그런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1996년 이후 해마다 2천 명 내외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단지 병의 종류가 열대열 말라리아가 아닌 삼일열로 증상도 가볍고 약으로 쉽게 치료되는 종류이기에 관심이 적은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에 열대열 말라리아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계절적인 요인 때문이다. 말라리아가 계속 살아 남으려면 모기 속에 잠복한 채 겨울을 나야 하는데, 겨울에 영하로 떨어지는 우리나라에선 열대열 말라리아가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점 아열대 기후로 바뀌는 우리나라도 더이상 말라리아의 안전지대가 아닐지 모른다고 염려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 우리나라도 열대열 말라리아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해외여행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말라리아 위험지역을 방문하는 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2009년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신종 플루의 사망자가 불과 수천 명인데 반해 말라리아로 해마다 100만 명 이상이 죽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반드시 말라리아 유행지역을 여행할 때에는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