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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nterest

세상에서 제일 영리한 자책골- 그레나다와 바베이도스의 황당한 축구 경기

 

세상에서 제일 영리한 자책골- 그레나다와 바베이도스의 황당한 축구 경기

 

 

지구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를 꼽으라면 당연히 축구일 게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과 월드컵 중에서 더 많은 시청율을 자랑하는 건 그래서인지 당연히 월드컵이다.

 

아마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매일 축구경기가 열리고 있으며, 그 중에는 황당한 경기도 가끔 벌어진다.

 

지금까지 벌어진 숱한 축구 시합 중, 가장 황당한 경기는 1994년 셸 캐리비안 컵(Shell Caribbean Cup, 중남미 프로리그)에서 맞붙은 그레나다와 바베이도스의 경기이다.

 

 

 

 

 

 

황당한 룰, 2골의 골든 골

 

두 팀의 황당한 경기는 조별리그에서 만들어 졌다. 조별리그 마지막 게임에서 바베이도스는 그레나다를 적어도 2골 차를 이겨야 본선에 진출할 수 상황이었다. 본선 진출을 벌이는 조별리그에서는 흔히 있는 간단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세상에서 제일 영리한 자책골이라고 할까?

 

거기에는 어떤 새로운 규정이 뜻 밖의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억하면 '골든 골'이라는 규칙을 알 것이다. 전후반에서 승부가 나지 않아 연장전에 들어가면 어느 팀이든 먼저 한 골을 넣는 팀이 이기는 룰이다.

 

그런데 셸 캐리비안 컵 대회 조직자들은 이 골든 골 규칙이 승리 팀에게 골 득실상의 불이익을 준다고 여겨 골든 골을 2골로 하는 규정을 적용하였다. 한 골을 넣을 수 있는 팀은 한 골을 더 넣을 수 있다는 생각이 황당한 축구 경기를 만든 것이다.

 

 

 

 

 

황당한 경기의 전모

 

경기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베이도스는 2골을 넣어 본선 진출의 가능성이 높아 졌다. 그러나 경기 종료 7분을 남기고 그레나다가 한 골을 만회하여 2 1이 되었다. 남은 7분 동안 바베이도스가 한 골을 추가하면 본선에 진출하겠지만 결코 쉬운 상황이 아니었다.

 

축구 경기를 보면 이긴(또는 지더라도 목적을 달성한) 팀이 경기를 지연시키면 어쩌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바베이도스는 기가 막힌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차라리 자책골을 넣어 동점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왜냐하면 동점이 되어 연장전에 들어가 골든 골(2)로 이기면 본선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베이도스는 경기 종료 3분전에 회심의 자책골을 넣어 2 2를 만들었다.

 

그러자 그레나다도 상대 골문이든 자기들 골문이든 한 골만 집어 넣으면 본선에 들어가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책골을 넣기 위해 총력을 다하기 시작했고, 바베이도스는 그레나다의 골문을 필사적으로 방어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러나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돌입했고, 연장전 5분 만에 바베이도스가 2골을 넣어 골든 골로 본선에 진출하였다. 영리한 자책골이 성공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