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all/공부와 놀이

왕후장상영유종호 - 이제는 개천에서 용이 안난다

 

왕후장상영유종호 - 이제는 개천에서 용이 안난다

 

왕후장상의 씨

진시황이 죽자 유서를 조작해 둘째 아들 호해를 왕위에 앉히고 조정을 좌지우지했던 조고와 승상은 빈곤에 빠진 백성들을 수자리(경계병) 징집을 핑계로 변방으로 이주시켰다. 그 중에 미천한 출신의 진승과 오광이 있었는데 이들은 이주민들의 중간책임자였다.

하지만 비로 인해 예정된 날짜에 맞춰 목적지에 도착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대로라면 도착하는 즉시 참수형을 당할 지경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바에야 차라리 반란을 도모하자 생각했다.

'우리는 비로 인해 기일내에 도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일을 어겼으니 참수형을 당할 것이고 그것을 면한다해도 수자리를 서다가 대부분 죽을 것이다. 그럴바에야 남자답게 이름이라도 남기자. 제왕이나 제후, 장군이나 재상이라고 특별히 정해진 씨를 가지고 태어났겠는가' 이 말은 사람들을 움직였고 진승과 오광을 따르기로 했고 농민들을 주축으로 하는 반란이 일어났다.

 

 

 

옛날 사람들은 천하의 지존 임금의 자리는 사람의 능력으로 되는게 아니라 하늘이 점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임금의 자리는 대물림 되고 조정의 중요한 자리는 가문의 규모에 따라 그들 나름대로 대물림 되었기에 계급이나 계층을 뛰어 넘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거나 아예 불가능했다. 

그래서인지 역사적으로 나라를 세운 인물들에게는 진위여부는 중요치 않은 신화가 존재하였다. 미천한 출신 진승과 오광도 말은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지 않다라고 말하였으나 자신의 이름을 비단에 써서 물고기에게 먹인 후 모른척 잡아 배를 갈라서 비단을 사람들에게 보이며 자신이 실은 하늘의 낙점을 받은 사람임을 알렸다.

그렇다면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타고나야 하는 것이지 만들어지기는 어려운것인가 보다. 결국 진승과 오광은 반년만에 살해당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개천에서 용이 날까?

얼마 전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대 출신 10명중 7명이 강남에 거주하고, 서울대 로스클 입학생 중 SKY 출신이 90%정도라고 한다. 머리 좋고 공부 잘 하는 학생이 좋은 대학에 가는거야 당연한거겠지만 우리나라 상위층들이 대부분 강남에 있고 그 자녀들이 미래가 보장된 대학에 진학해 부나 권력을 대물림하고 있다는 기사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서민들이 많았을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다양해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전보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음엔 틀림이 없다. 이젠 '사'자 들어간 직업이 그리 특별한 것도 아니고 기술직이라고 박봉이거나 천대를 받는 시대는 아니다. 하지만 점점 갈수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계층간의 경계가 더 견고해져 뛰어 넘기 어려워지는걸 느낀다.

그들이 말하는 법이나 관습, 관례들이 그들만의 영역에만 존재하는 것 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일까? 씁쓸하게도 요즘 아이들의 장래희망은 상당히 현실적인 대답들이 많다.

 

왕후장상영유종호(王侯將相寧有種乎)

왕과 제후 그리고 장수와 정승의 씨가 따로 있겠는가라는 말로 사람의 신분은 태어날 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면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