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닝 테이텀의 영화 '폭스캐처'
고무줄이 늘어진 바지를 입고 힘빠진 어깨로 어슬렁 거리듯 걷는 마크는 미국 레슬링 금메달 리스트로 세간의 주목을 받는 형 데이브에게 자격지심을 갖고 있다.
시종일관 무표정이던 그가 형과의 훈련 도중 밑에 깔리자 찡그리는 얼굴이 현재 마크의 심정임을 말해 준다.
행운의 여신이 내미는 손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비극의 시작을 알리는 악마의 손임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
심리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궁지에 몰린 마크의 욕심이라고 할 만하지만 작정한 놈(?)에겐 당할 재간이 없었을 게다. 덫을 숨긴채 귀를 간지럽히고 입에 살살 녹은 멘트를 날리는데 ...
운동 실력도 사회적인 인정도 그리고 행복한 가정, 형과 모든 면에서 치이는 마크는 말 할수 없는 열등감에 시달리지만 더욱 암담한 건 돌파구가 없는 현실이다.
마크에게 필요한 건 용기와 자신감인데 자꾸만 겁만 많아지고 두려움만 커진다.
그런 마크에게 너의 숨겨진 가능성을 봤다며 접근한 존의 달콤한 제안들은 마치 어둠 속 불빛처럼 마크를 끌어 당겼을 터이다.
레슬링 형제가 만난 정신이상자 살인마
재벌가 존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쏟아져 나오는 마크를 향한 무수한 미사여구들이 의미없어 보인다.
전도 유망한 선수들을 모집해 개인적으로 훈련을 시켜 국위선양을 한다는 그의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말과 표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과도한 어머니의 애정에 대한 집착과 인정 욕구는 여전히 그를 어린 시절에 머무르게 하였고 정신이상의 그를 비현실 속에 방치한다.
존의 지도 아래 세계 선수권에서 우승한 마크는 형 데이브가 코치로 폭스캐처에 들어 오면서 심리적 갈등을 일으키고 경기력 저하로 이어진다.
이에 존과의 사이도 틀어지는데 이에 격분한 존은 마크가 아닌 데이브를 살해한다. 형을 잃은 마크는 이종격투기 선수로 전향하는데 경기를 앞두고 매서운 눈빛에 무표정한 얼굴이 그의 분노를 짐작케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이 영화는 대부호 존의 살해 동기에 대해 사회적으로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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