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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nterest

갑오년에 시작한 월드컵의 걸음마

 

격동의 해 갑오년

 

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60년 만에 찾아온 올해를 청마의 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육십간지 가운데 31번째인 갑오년은 청색을 뜻하는 갑()과 말을 가리키는 오()가 합쳐져 '청마의 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갑오년은 격동의 해라고 할 정도로 파란만장한 사건이 많은 해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로 1894년의 동학농민운동과 갑오개혁이 있었으며, 1654년에는 조선의 17대 왕 효종의 나선정벌이 있었다. 그리고 더 멀게는 고려시대인 1234년에는 몽골의 3차 침입이 있었다.

 

 

 

갑오년과 월드컵

 

역사적인 사건 못지않게 갑오년은 스포츠 특히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에겐 소중한 해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갑오년인 올해 613일부터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 개최되며, 8회 연속 진출한 우리나라도 618일 러시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

 

 

 

 

 

또 다른 이유는 1930년 우루과이에서 개최된 제1회 월드컵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총 20회가 열렸지만 우리나라가 월드컵 본선에 처음 참가한 해는 1954년 제5회 스위스월드컵으로 1954616일부터 74일까지 총 19일 동안 스위스월드컵이 열린 해가 바로 청마의 해인 갑오년이었기 때문이다.

 

6.26의 대 참변을 겪고 그 이듬해 참가한 대회였지만 아시아에 배정된 1장의 티켓을 놓고 처음으로 지역예선에서 일본과 본선 진출권을 놓고 다퉜다. 종합 스코어 7:3으로 일본을 완파한 대한민국은 사상 첫 본선 진출에 성공한다.

 

 

 

1954 갑오년, 스위스월드컵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서 만난 세계의 벽은 높았다. 그때까지 우물 안 개구리였던 우리나라는 서독, 헝가리, 터키와 한 조를 이뤘으며, 헝가리에 0:9 터키에 0:7의 결과로 조별리그 B4위로 탈락하였고 종합순위 16(16개국 참가)로 귀국길에 올랐다.

 

스위스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두 게임 밖에 치르지 않은 이유는 우리나라가 소속된 B조에서 헝가리와 터키는 조직 위원회가 지정한 시드 배정국(강팀)이었으며, 반면 서독과 대한민국은 시드를 배정받지 못한 미배정국(약팀)으로 분류되어 헝가리-터키, 서독-대한민국 경기는 조별리그 일정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경우 헝가리와 터키를 상대로 2경기만을 치렀으며 특히 헝가리 전 0:9 패배는 아직도 월드컵 역사상 최다 점수 차 패배 타이기록으로 남아 있다. 최다 점수 차 패배 타이기록은 1974년 서독월드컵에서 유고슬라비아와 자이레 경기(유고슬로비아 9:0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헝가리와 엘살바도르 경기(헝가리 10:1 )이다.

 

 

 

그리고 2014 갑오년, 브라질월드컵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최다 점수 차 패배의 불명예 기록이 우리나라가 마지막이 아니며 그 후로도 두 번이나 더 있었다는 점과 스위스월드컵 결승전에서 만난 두 팀이 결승전(서독 3:2 )에 올라갔다는 점이다. 즉 우리나라가 속했던 B조가 흔히 말하는 최악의 죽음의 조였던 것이다.

 

그리고 1954년 갑오년의 쓰라린 패배가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밑거름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10년 주기로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서양에 비해 육십간지를 따지는 동양에서는 60년 주기로 역사적 사건에 의미를 부여한다.

 

60년 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여 시차 적응도 되지 않은 낯선 땅에서 9:0 7:0으로 대패한 아픈 기억조차도 이제는 월드컵 본선 8회 연속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군 대한민국 축구사의 한 페이지였음을 모두가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그리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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