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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겨울방학숙제 - 일기 몰아쓰기는 유전

 

초등학교 아이들의 개학이 대부분 다음 주라고 한다.

AI 소식이 있고 명절이 지난 후인 2월 초 개학은 초등생과 학부모들의 생각이 동상이몽이지 않을 까?

 

물론 주5일제 수업으로 수업 시간이 줄었으니 긴 방학은 어렵지만 2월 초는 아직까지 추위가 남아 있으니 추위에 저학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는 부모들은 걱정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개학을 학수고대하는 부모들도 많을 것이다.

 

 

 

초등학생의 고민, 방학숙제

 

이 맘쯤이면 밀린 숙제로 고민하는 가정이 한둘이 아니다.

몇 일전 잠시 만난 지인의 아이도 밀린 일기 숙제를 하느라 고민하는 표정이 얼굴에 역력했다.

 

 

 

 

 

아이들을 만나면 으레 "방학 숙제 다 했니?"가 인사치레인데 말끔하게 대답하는 아이는 지금껏 한 명도 못 봤다. 특히 아이들을 괴롭히는 건 '일기' 숙제이다.

 

나도 어릴 때 꼬박꼬박 일기를 쓴 적이 없었고 항상 개학을 며칠 앞두고 날씨부터 내용까지 무엇을 쓸 것인가 장고(?)의 고민에 들어 갔었다지금이야 인터넷만 켜면 과거 날씨 정보가 있고 일기 거리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되지만 그때 그 시절만 해도 오로지 미루어 짐작한 날씨와 비슷한 일상들을 쓰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 선생님께서 7줄 이상 이라는 조건을 달면 글씨를 크게 쓰는 꼼수를 부리기도 하면서 크리스마스와 신년 새해 말고는 특별한 일도 없었는데 무엇을 쓰라는 것인지 불만을 토로하며 일기를 썼었다.

 

그리고 곁들여지는 엄마의 잔소리는 옵션.

 

 

 

일기쓰기 지도를 위한 간단한 팁

 

경험자 입장에서 아이들 일기쓰기 지도에 대해 간단한 팁을 드리면 아이들이 일기에 대해 갖는 부담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쓰세요'라는 말 때문이다매일 외식을 하는 것도 아니고 놀이공원에 가는 것도 아닌데 기억에 남는 일이 매일 있을 턱이 없다.

 

 

그럴 땐 요일 별로 주제를 상의해서 정하면 좋다.

 

 

 

 

 

월요일은 날씨, 화요일은 신문기사, 수요일은 텔레비젼 프로그램에 대해 또는 가족이나 가까운 친인척 중 특정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 주제 선정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처음엔 알아낸 정보를 그대로 써도 좋지만 점점 자신의 생각을 곁들이도록 지도하면 자연스럽게 일기쓰기가 쉬워진다. 그리고 매일 쓰기보다 처음엔 주 1회나 2회 정도 그리고 횟수를 늘려나가야 아이들이 지치지 않는다.

 

 

 

일기 몰아쓰기는 유전

 

예전에 우리 애들도 일기를 몰아서 썼다.

 

그땐 나도 일기쓰기에 대해 잘 몰라서 지도가 어려웠다. 그런 아이들에게 나는 잔소리를 하지 않지만 남편은 제 때 하지 않고 이제 하느라 수선을 떤다고 한 마디 한다.

 

남편에게 물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어릴 때 일기 숙제를 제때 다 하셨나요?" 이 물음에 그랬노라고 대답할 수 있는 어른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 일기 몰아서 쓰는 것은 '유전되는 질병'이다.

 

내가 그랬고 내 아이가 그랬고 분명 그 다음 세대의 아이도 십중팔구는 몰아서 쓸 확률 90% 이상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