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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친구 아버지의 장례식에 다녀온 스므 살 아들

 

친구 아버지의 장례식에 다녀온 스므 살 아들

학교에서 집에 가는 길이라며 아들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대, 검은색 옷 입어야 하는데 어쩌지?"

"어떤 친구?"

 

일단 집으로 오라는 말을 하고 옷을 찾아보다가 남편의 검은색 자켓을 준비해 뒀다. '모르긴 해도 우리 나이일텐데 무슨 이유로 돌아가신걸까? ' 돌아가신 분이나 남겨진 가족들이나 모두 안타까워 마음이 짠했다.

친가와 외가의 어른들께서 모두 건강하셔서 아직 장례식 참석의 경험이 없는 아들에게 장례식에서의 예절을 가르쳐 주고 친구에게 위로의 말을 잘 해 주고 오라고 하였다. 보내 놓고 나니 상주로 서 있을 친구녀석의 모습이 상상되어 더욱 마음이 짠하다. 남자 나이 스므 살이 어린 나이도 아닌데 아들 나이와 오버랩되니 왜 이리 어리게 느껴지는지.....

 

 

 

친구들의 나이가 어려서인지 장례식장에서 밤새울 일은 없었다며 돌아온 아이에게 물으니 장례식장에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했다고 한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대성통곡하고 어지러운 장례식장을 상상했던 모양이다.

만약 지금, 우리가 아이들을 두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생각해보니 내가 더 겁이 난다. 스므 살이 넘은 성인인데도 말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내 나이가 19살이었다. 앞으로 엄마를 네가 더 잘 챙겨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무거운 책임감으로 어깨에 내려 앉았었다. 그 때 내가 가졌던 마음을 그 아이도 느끼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에휴.... 

 

아들 친구 녀석이 처한 상황이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아버지의 부재가 가져오는  정신적인 공허감과 현실적인 문제들에 맞딱드리며 점점 더 강한 어른으로 자랄것이다.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으로서 그리고 남자로서 자신이 어떤 처신을 해야하는지 배워가면서 말이다.

그래도 조금만 더 울타리가 되어 주시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