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란 동물은 길들이면 타고 다닐 수도 있지만 목에 거꾸로 나 있는 비늘을 건드리면 타고 있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용의 목덜미에 난 역린, 임금의 약점에 대해 처세를 잘 하지 않으면 목숨이 달아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것이다. 임금의 역린을 약점이라고 한다면 이 약점을 감추고 싶은 마음과 뽑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충돌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조선 임금의 역린은 왕위계승

조선 역대 왕들 중에 적장자인 장남으로 보위를 이어 받은 경우는 연산군과 숙종 두 분 뿐이었다고 한다.

나머지는 차남이나 후궁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들, 혹은 형제를 죽이고 조카를 죽이고 왕위를 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의반 타의반 정통성에 문제가 있는 왕들은 왕위계승에 대한 문제가 역린으로 작용했다.

 

 

 

영조의 경우 생모의 천한 출신성분이 약점으로 작용해 자신을 포함한 아들인 사도세자까지 완벽한 임금으로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영조의 강한 훈육법이 사도세자에게는 부담과 스트레스로 전해져 부자지간은 비극으로 끝을 보고 말았는데 그 비극은 손자인 정조에게까지 이어져 정조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사도세자는 영조가 장남을 잃고 40이 넘어 뒤늦게 본 아들이었다. 금지옥엽같은 아들이지만 아비의 이와 같은 마음이 아들을 약하게 키울까 우려하여 일부러 더 엄하고 강하게 훈육하는 부모가 있는데 영조가 이같은 경우라 하겠다.

 

 

정조의 역린은 사도세자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정조는 아버지를 죽인 할아버지 영조에 대한 원망과 함께 할아버지를 말리지 않고 부축인 관료들에게 분노를 가지고 있었음에 틀림이 없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가 더 밉다고 정조는 그많은 신료들이 사도세자가 죽어 가고 있을 때 두 손 놓고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밝히고 싶었을 것이고 연산군때의 갑자사화가 재연될까 고심하고 두려워하는 이들은 정조를 왕위에 오래 둘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니 조정은 폭풍전야의 살얼음판 같았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역린'에서 '역적의 아들은 임금이 될 수 없다'라는 문구가 나오는데 이는 역모죄로 죽은 사도세자와 정조를 일컫는 말이다.

 

 

왕위계승에 대한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를 감지한 정조는 역린이 건드려져 화산같은 분노를 표출하는 용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지금까지도 정조의 죽음에 의혹이 있다고 설왕설래하는 것은 정조의 역린인 사도세자의 죽음이 정조에게는 그만큼 민감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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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영도나그네 2014.06.09 15: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 역린이 이시대의 아픔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이렇게 비참하게 마무리하고 그의 죽음을 지켜 본 그의 손자가 처참하게 돌아간 아버지를 그리워 하는 내용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가고 지금 상영되고 있는 역린이 영화속 내용과 같이 지금도 경기도 화성에는 사도세자의 능인 융릉과 그의 아들 정조의 능인 건릉이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