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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6월은 호국 보훈의 달 - 어느 미망인의 넋두리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우리나라 정치계 인사들이 큰 일(?)을 앞두고 전시행사처럼 찾는 곳이 국립 현충원이다. 그곳에 가서 어떤 마음을 다지고 오는지 잘 모르겠지만 전의에 가득 찬 얼굴만 본다면 지구를 구해낼 기세이다.

 

어느 미망인의 넋두리

누군가의 아버지가 혹은 아들이나 남편 등 가족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잠들어 있는 곳 현충원. 

나라가 위급한 상황에 일신의 영달과 가족의 위안을 포기하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스스럼 없이 내던진 것은 그분들이 자의적으로 가진 대의명분에 의한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분들의 정신과 행동에 대해 높은 가치를 두는 것은 국가라는 공동체에서 필요한 가치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들이 직접적인 부탁을 하지 않았다해도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예우에 있어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얼마 전 전몰군경미망인회에 나오시던 할머니께서 집에서 혼자 쓰러지셨는데 다행히 큰일이 나기전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으시다가 요양원으로 가셨다고 한다. 남편은 전쟁에서 죽고 자식도 잃은 할머니는 이제 남편과 자식을 만나러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회한을 숨기지는 못했다. 

평생 기다림 속에서 외로움과 살았다는 할머니의 넋두리,

'망할 남편, 이럴거면 결혼은 왜 했어? 혼자 살지....'

 

 

누가 진정한 애국자일까

미망인에게 적정의 연금이 지급된 건 5.18 민주화 운동이  정당성을 인정받으며 보상문제가 대두되면서였다. 이전에는 보훈연금은 당사자에게만 지급되었고 미망인이나 자식에겐 취업시 가산점의 혜택만 있었다.

하지만 가장을 잃고 열악한 경제환경에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없었던 가족들은 가산점이 주어진다해도 먹고 살기 바빠 이름있는 기업이나 안정된 직업에 지원할만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 국가를 지키는 대의와 정의를 갖춘 남편과 아버지때문에 아내와 자식들은 무지와 가난의 늪에 빠져 버렸으니 누구를 탓해야 할까.

반면 나라가 어렵고 위태로운 시기에 힘들게(?) 일본이나 미국에서 공부한 이들은 엘리트라는 지식인이 되어 돌아와 이제는 내가 그분들의 유지를 받들어 새로운 국가를 만들겠다 하여 만들어진 나라가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현충원에 잠들어 계시거나 아직도 나라에 돌아오지 못하고 구천을 헤매는 분들이 이 땅을 보시고 무슨 생각을 하실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