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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하지와 장마 그리고 기우제와 기청제

 

낮의 길이가 가장 길어지는 하지는 망종과 소서 사이에 있으며 24절기 중 10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이다.

하지는 정오의 태양 높이가 가장 높고 일사 시간과 일사량이 가장 많은 날로 2014년에는 6월21일이다. 하지가 되면 점점 기온이 올라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

 

 

하지와 장마

단오(6월2일)쯤부터 시작된 모내기는 가능한 하지 전에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모심기를 하지 전에 끝내야 하는 이유는 하지무렵부터 시작되는 장마와 이후에 올 수 있는 가뭄과 병충해에 대비해야하고 마늘과 감자를 수확하고 고추밭도 일궈야 하는 등 동시다발로 시작하고 마무리지어야하는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 오전에 심은 모와 오후에 심은 모가 다르다라는 속담처럼 하지에 모심기를 끝내지 못하면 농부의 마음이 급해지는데 이는 하지무렵에 시작되는 장마로 모내기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심기철의 바쁜 양상을 보여주는 속담을 살펴보면 얼마나 바쁜지 미루어 짐작이 된다.

'모내기때는 고양이 손도 빌린다', '칠월 늦모는 원님도 말에서 내려 심어 주고 간다', '소서 넘으면 새색시도 모 심는다'

 

<사진출처 : 서대문구청>

 

북태평양 기단과 한대전선에 의하여 형성되는 장마전선 영향으로 장마가 시작되는데 습도와 강우량이 증가하게 된다. 통계에 의하면 장마가 시작되는 날은 6월 24일이 가장 많고  종료 되는 날은 7월19일이 가장 많다고 한다.

장마는 많은 강우량으로 인해 하천이 범람하여 인명과 농토, 그리고 가옥등에 피해를 입힌다. 장마철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제방을 쌓는 등 치수사업도 벌이지만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라는 속담처럼 해마다 장마피해는 백성들을 괴롭혔다.

 

기우제와 기청제

조선시대에는 비가 그치기를 기원하며 기청제를 4대문에서 올리기도 했다.

비가 오지 않는 가뭄은 타 들어가는 논바닥처럼 농부들을 애타게 만들었다. 농작물에 가장 중요한 비가 내리지 않으면 국가는 물론 지방 고을에서는 기우제를 지냈다. 신령스러운 장소를 정해 제물을 올려 놓고 정성들여 제사을 지내며 비를 내려 달라고 하늘에 소원했다.

 

 

기우제는 가뭄때만 지냈던 것은 아니고 음력 5월과 6월 모심기 무렵에 지내고 7월과 8월에도 기우제를 지냈다. 한겨울 가뭄에는 눈이 오기를 기원하는 기설제를 지내기도 했다.

농작물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일조량이 풍부해야 하고 적정량의 물이 필요하다. 낮에는 햇빛을 충분히 받고 밤사이에는 시원한 비가 내려 주기를 바래본다.

개인적으로 하지즈음이면 장마김치를 담그고 저장 기간이 긴 뿌리 채소들은 미리 사 둔다. 비가 오면 농작물 출하량이 줄고 가격이 오르니 이를 대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