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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짧은 반바지와 짧은 파마머리는 평행이론일까?

 

짧은 파마머리의 진풍경

딸아이가 집에 들어서며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허겁지겁 신발을 벗는다. 자세를 보니 '나 할 말 있어'가 써 있다.

지하철을 탔는데 순간 깜짝 놀랐다는 말과 함께 나는 장면이 상상이 돼서 입에 있던 물을 뿜을 뻔했다. 딸아이가 지하철문이 열리고 한 발을 들여 놓으며 안을 보는 순간 똑같은 파마머리를 한 할머니 7분이 앉아 계신 모습이 눈에 들어와 순간 '이건 뭐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눈치를 살폈다는 것이다. 

아마도 할머니들이 단체 여행을 다녀 오시던 길인가 보다. 

 

 

 

예전에 시어머님이 파마하러 가시던 단골 미장원이 있었다. 식사때가 되도 안오시면 찾으러 갔던 동네  미장원은 할머니들만 상대로 싼 가격에 파마를 해 주는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가 주인이셨다. 항상 10여명의 할머니들이 계신데 내 눈엔 모두 똑같은 파마머리를 한 할머니들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싸고 관리하기 편한 짧은 파마머리는 할머니들의 상징적인 이미지가 아닌가 싶다. 

 

 

짧은 반바지의 광경

그런데 주말 오후 지하철에서 할머니들은 아니지만  비슷한 광경을 보았다. 

환승구간이라 썰물처럼 사람들이 빠져 나가 빈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빠져 나간 자리를 채우려 밀물처럼 다시 사람들이 몰려 들어와 일부는 자리에 앉고 일부는 서 있게 되었는데 눈 앞에 놀라운 광경이 보였다. 내 앞에 4명의 젊은 아가씨가 섰는데 모두 짧은 반바지 차림이었다. 그리고 맞은편 좌석에도 7명중 5명이 반바지 차림이었다.

 

 

 

지하철 한 칸에 반바지 입은 사람이 대략 15명 정도가 같이 있는데 색상은 다르지만 반바지는 반바지다. 흰 색에 꽃무늬가 있거나 청반바지, 과감한 옆트임의 트레이닝 스타일 반바지, 검은색과 블루의 면반바지, 마소재의 반바지에 찢어진 반바지도 있다.

치마처럼 생긴 반바지까지 반바지 부대가 총동원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바로 눈 앞에서 모르는 아가씨의 민다리를 보는 사람도 기분이 불편하고 왜 남의 다리 쳐다보냐는 반바지의 주인공도 기분이 불편해 보인다.

 

 

파마머리와 반바지, 평행이론일까?

올 여름을 강타하는 여성 패션의 아이템은 당연 반바지이다. 

아직 입는 사람의 시선과  보는 사람의 시선 양쪽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는 상황때문에 '이건 패션이다'와 아니다 '이건  테러(상대를 공포에 빠뜨리기 때문에 테러라고 함)다' 라고 하는 의견도 있다.

싸고 수월한 관리가 장점인 짧은 파마머리와 시원하고 개성미 넘치는 짧은 반바지는 여성들의 유행 추구에 대한 심리적 평행이론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