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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한여름 이열치열은 삼계탕, 한겨울 이한치한은 냉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며 설마했는데 올해 날씨를 보니 기후가 변화하는 것은 맞지 싶다. 오뉴월 날씨가 칠팔월 삼복 더위처럼 느껴지니 말이다.

관측 사상 5월 기온으로 107년만에 최고를 경신한 대한민국(정확히는 대구), 지금 전국이 쩔쩔 끓고 있다. 그리고 올해 초복은 7월18일, 초복 음식을 먹으려면 아직 두어달쯤 남았는데 마트에는 더위를 식혀 줄 냉면과 삼계탕 재료들이 자리를 장악했다.

 

 

삼계탕과 냉면

지난 주말에 냉면을 먹으러 오장동에 갔었다.

북한식 냉면을 잘 한다는 식당엔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반찬도 없이 냉면을 맛있게 드시고 계셨다. 담백한 국물맛이 일품인 평양냉면과 매콤한 비빔장에 회를 넣어 비벼 먹는 함흥냉면, 항상 두 가지 중 어떤 것을 먹어야할지 고르는 것은 짜장이냐 짬뽕이냐를 고르는 것만큼이나 고민이다.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의 함량이 많아 부드럽고 끊김이 좋은 것은 평양냉면의 면발이고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 등의 전분이 섞여 찰지고 질긴 것은 함흥냉면 면발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연세 드신 분이나 아이들에겐 평양 냉면이 먹기에 좋다.

하지만 처음 접한 함흥냉면의 영향인지 냉면은 이로 짤라  먹어야  제맛이 아닌가 싶다. 식초와 겨자를 적당히 넣은 살얼음이 낀 국물을 들이키면 소름이 돋듯 시원해짐을 느낄수 있다. 그런데 냉면이 원래는 북쪽 지방의 겨울철 음식이라고 한다.

 

펄펄 끓는 뚝배기에 담겨져 나오는 삼계탕은 이제 복날에만 먹는 보양식은 아닐만큼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다. 사계절 언제 먹어도 부담이 없을만큼 재료와 조리과정이 간편해졌기 때문이다.

삼계탕에 인삼이 들어간 것은 훨씬 나중이며 처음엔 알을 낳지 않은 닭(연계)의 뱃 속에 찹쌀,밤,대추를 넣어 고아 만든 연계백숙을 먹다가 인삼을 넣은 계삼탕을 먹었는데 인삼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삼계탕으로 이름이 달라지게 되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황색의 암탉은 성평(性平)하고 소갈을 다스리며 오장을 보익하고 정을 보할 뿐만 아니라 양기를 돕고 소장을 따뜻하게 한다고 하였고 인삼은 성온하고 오장의 부족을 주치하며 정신과 혼백을 안정시키고 허손(虛損)을 보한다라고 하였다.  <자료 : 네이버지식백과>

더운 여름철 뜨거운 삼계탕은 닭고기를 비롯한 인삼과 밤, 대추의 효능으로 원기를 보충하고 이열치열로 더위를 이겨내려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이다.

 

 

이열치열과 이한치한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찬 음식을 찾고 날씨가 추워지면 추위를 데워줄 따뜻한 음식을 찾게 된다.

하지만 한방에서는 날씨가 더워지면 우리 몸은 차가워지고 날씨가 추우면 우리 몸이 더워진다고 하여 여름에는 몸을 데워 줄 음식을 먹고 겨울에는 몸을 식혀 줄 차가운 음식을  먹게 했다. 삼계탕처럼 몸을 보호하고 데워 주는 메뉴들이 들어간 더운 음식은 여름에 먹게 하고, 몸을 차게 식혀주는 메밀과 시원한 국물이 들어간 냉면을 겨울철에 먹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빨라지고 길어진 여름, 점점 한반도의 여름은 견디기가 힘들다.

빌딩 숲에 아스팔트는 열기를 내뿜고 바람은 건물에 가려져 흩어져 버리니 독한 여름 열기에 숨을 쉴 수 조차 없다. 게다가 집이고 밖이고 에어컨을 틀어대니 편한 것에 금새 길들여는 간사함 때문에 더위를 이겨 낼 재간이 없다. 

올해는 뜨거운 삼계탕과 시원한 냉면으로 건강한 여름나기에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