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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영화] 시간 여행자의 아내 – 끝나지 않는 시간 여행은 고통

 

타임머신을 이용한 시간 여행은 달나라에 대한 환상만큼이나 사람들을 솔깃하게 만든다.

이제 달나라는 정복되었으니 다음 차례는 시간 여행이 현실화 될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시간 여행에 대한 호기심이 혹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기도 한다.

과거로 가든 미래로 가든 시간의 흐름을 조금이라도 방해한다면 그것은 현재와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전지현과 김수현이 열연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도 시간 여행에 대한 이야기로 굉장한 관심과 인기를 모았었다. 비록 그가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서 왔다는 설정이었지만 모습은 훈남이었던지라 시청자들의 눈은 즐거웠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가 영화 시간 여행자의 아내와 비슷하다는 기사가 게재되면서 한 때 논란과 함께 이 영화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이야기 설정이나 분위기, 특히 인물 캐릭터 설정이 전혀 다르다.

 

영화 시간 여행자의 아내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시간여행을 해야 하는 헨리에게 시간 여행은 두려운 악몽과도 같다. 언제 어디에 갈지 알 수도 없는데다가 그곳에 도착하는 그의 모습은 알몸이 되기 때문에 그는 항상 전전긍긍 한다.

그런 헨리를 봐야 하는 관객의 입장도 헨리의 시간 여행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 황당함을 느끼게 한다.

 

 

 

헨리는 자신이 시간 여행자임을 알고 있는 클레어라는 여자를 만나면서 자신의 시간이 뒤죽박죽되어 혼란이 가중되지만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 후 영화는 헨리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장면을 보여 주면서 클레어와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이들의 아슬아슬하면서도 안타까운 사랑이 어찌 진행 되는지 긴장감 있는 화면으로 보여 준다.

 

 

 

느닷없이 떠났다가 말없이 돌아오는 시간 여행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 이들은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을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외계인 도민준은 지구인 전지현을 사랑하지만 그의 별로 돌아 가야 하는 이별의 시간을 맞이 한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보기 위해 지구로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며 전지현도 몇 년씩이나 되는 기다림을 사랑의 힘으로 기다린다.

 

 

 

마찬가지로 영화 속 시간 여행자의 아내 클레어도 같이 있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지만 헨리를 사랑하기에 기약없는 기다림에 익숙해져 간다.

드라마나 영화나 마지막 장면은 떠나간 시간 여행자들을 기다려야만 하는 두 여인의 담담한 모습을 보여 준다.

 

 

 

하지만 드라마보다 영화의 내용이 훨씬 더 흥미로운 것은 헨리를 기다리는 클레어의 경우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헨리가 현재의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올 때도 있기 때문에 그것이 가져 올 혼란에 항상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클레어는 아빠 헨리를 처음 본 딸과 함께 슬픈 웃음으로 헨리를 다시 시간 속으로 보내며 손을 흔든다. 클레어의 사랑이 가슴 뭉클하다.

 

끝나지 않는 시간 여행은 고통

보통 시간여행 영화라면 멋진 타임머신에 올라 타고 눈부신 빛과 굉음이 동반되어 획~! 사라지는 장면의 연출이 많았다.

1985년 개봉된 백 투더 퓨처처럼 말이다.

외톨이 과학자를 주축으로 한 주인공들이 낯선 시간 낯선 장소에서 모험과 탐험을 하고 위기의 순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을 보며 관객들은 저마다의 타임머신으로 대리 만족을 느낀다.

어릴 땐 과거의 시간을 건드리고 미래의 시간을 둘러보는 기상천외한 타임머신을 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젠 과거든 미래든 시간은 인간이 건드려서는 안 되는 신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타임머신은 이야기 속에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아마 지금 이 순간, 어는 곳에선가 호기심 많은 과학자가 완성 직전의 타임머신을 눈 앞에 두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