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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올리는 차례 - 조상께 차를 올리는 엄숙한 예법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설과 추석 명절에 정성 들여 상을 차리고 한 해 농사가 잘 되기를 그리고 풍년의 기쁨을 조상께 예를 다하였다.

 

 

 

 

 

 

이 때  예를 올리는 것을 차례라 하는데 한자를 보면 차례(茶禮), 차를 올리는 예를 뜻한다. 차례라는 명칭 말고  절사(節祀)라 칭하기도 하고 지방에 따라 채사, 차사라 부르기도 한다. 

 

 

 

 

 

조상께 차를 올리는 엄숙한 예법

 

조선시대 관혼상제의 규범이었던 '가례'에 의하면 차례라는 말은 없고 차례와 비슷한 형식인 참례와 천신례가 있는데 절차 중에 차를 올리는 과정이 있다. 이에 차례는  차를 올리는 절차를 내포한 중국전래의 제례로부터 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차는 예로부터 학문에 조예가 깊은 학자들이 좋아했던 기호식품중 하나로 차를 마시는데 있어서도 몸가짐이나 마음가짐을 단정히 하여 형식과 절차를 중시 여겨 차례, 다례라 부르며 이를 엄격히 지켰다.

 

옛 성현들은 차(茶)를 군자에 비유하며 찻물을 준비하고, 차를 우리고, 차를 오감을 이용해 마시면서 차와 같은 군자가 되기를 염원하였다.

 

 

 

 

 

 

지금 우리가 명절에 올리는 차례상에 차(茶)는 없지만 차를 준비하는 엄숙한 과정 속의 형식과 절차를 가져온 것이 차례이다.

 

실제 다도(茶道)를 보면 그 과정이 상당히 까다로운데 이는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일련의 수련과정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마음 가짐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설날과 한 해 농사를 마친 추석에 조상님께 차 대신 정성 들인 음식을 놓아 최고의 예로써 인사를 드리는 것이 우리의 명절 차례라고 생각한다.

 

 

 

 

추석에 올리는 차례

 

 

요즘은 설과 추석에만 차례를 올리지만 조선시대 때는 매월 1일과 보름, 그리고 한식과 단오, 추석과 대보름, 삼짇날, 유두칠석,동지 등 차례를 올리는 날이 많았다고 한다.  

 

매달 두 번 정도의 차례상을 차려야 하니 일년이면 24번의 상을 준비 해야 했지만 지금처럼 여러 가지 음식을 올리지 않고 그 때에 맞는 제철 음식이나 별식을 간단히 한 가지정도만  올렸다. 

 

모시는 조상은 4대 봉사라 하여 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를 모셨으며 불천위라 하여 웃 조상이지만 기억해야 할 중요한 조상은 4대 보다 웃 조상이라 해도 상을 차렸다. 그러나 요즘은 가정의례준칙에 의해 조부모와 부모 2대만 모시는 경우가 많다.

 

시대가 변하고 종교가 다양해 지면서 명절에 지내는 차례의 모습은 이전보다 간단해 졌으며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조상에 대한 예보다 멀리 떨어져 있던 일가 친척들을 반갑게 만나는 날로 더 기억되는 요즘 명절은 죽은 조상보다 살아 있는 후손들의 안위와 친목도모의 목적이 더 크다고 하겠다.

 

그래도 여전히 추석은 풍성한 먹거리와 시원한 날씨 덕분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명절이다.

 

 

 

 

 

올 추석은 예년 보다 빨라서 여름추석이라 불리운다.

 

날은 더운데 장만할 차례음식들은 많아서 제조나 보관시 상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 그동안 떨어져 지냈던 가족들과 친척들이 오랜 만에 모이니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정을 나누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니 지금보다 더 덥지 않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