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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이름만 들어도 오싹한 살인 진드기 - 증상과 예방

 

추석을 앞두고 친정 아버지 묘소를 찾았다. 5년 전 대전 현충원에 모신 이후로 별도로 벌초나 관리가 필요치 않으니 큰 부담은 없다.

길이 막힐 것을 우려해 새벽같이 출발했으나 고속도로에는 새벽 일찍 출발한 여행 차량과 벌초를 하러 가는 차들로 꽉 막혀 버렸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나와 얼마 가지 않아 현충원 입구로 들어가 주차장으로 향하니 차들과 사람으로 북새통이다. 전에는 생화를 사 왔는데 시들면서 더 지저분해져 조화를 사기로 했다.

맑은 가을 날씨이니 화려한 색상으로 꽃을 골라 예쁘게 모양을 내어 다시 묘소로 차를 몰아 올라 갔다. 

 

 

가을 성묘와 살인 진드기

계단 아래로 보이는 수백개의 묘비들이 작렬하는 8월의 마지막 태양빛을 온 몸으로 받고 있다. 등과 목에 느껴지는 가을 햇빛은 따가움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묘비 앞에 돗자리를 깔고 생전에 좋아하시던 소주 한 잔에 안주 거리를 놓아 드리며 절을 하는데 습기를 머금은 고온으로 오래 있기가 힘들었다. 얼른 마무리를 하고 그새 지친 어머니를 모시고 그늘진 나무 밑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순간 손목 부위가 가렵고 발등이 가려워 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풀에 닿아 그런가 했는데 피부가 모기에 물린 것처럼 살짝 부풀었다. 따끔거림과 함께 밀려 오는 가려움은 더 참기가 힘들었다. 

빵처럼 부풀어 오르는 발등을 보면서 순간 '이거 진드기한테 물린건가?' 하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살인 진드기의 증상과 예방

날씨가 더워지는 4월경부터 선선해 지기 시작하는 9월까지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많은 시기에 더불어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작은소참진드기'는 살인진드기로 잘 알려져 있다.

살인진드기에 한 번 물리면 6-14일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고열과 통증, 구토를 동반하며 의식불명의 상태가 되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아주 무섭고 고약한 진드기이다.

몸체는 보통 때는 3mm 정도 되지만 피를 빨고 나면 8mm가지 통통해 진다니 대단한 위를 가진 놈이다. 살인진드기에 물리면 물리는 순간 느낌으로 알 수 있을만큼 통증이 있다.

순간 물린 걸 모른다 해도 이후에 무언가에 물렸다는 걸 인식할 정도의 자국이 보이는데 전체적으로 원형의 홍반을 띠는 중심에 움푹 패인 듯이 검붉게 상처가 보인다. 마치 뱀에 물린 것 같다는 사람도 있다.

살인진드기에 물리면 당장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초기 증상은 감기몸살 같아서 그냥 견뎌 보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고 한다. 특히 시골에 계신 분들은 병원 방문이 어려우니 시간지체로 인한 심각한 상황을 초래 하곤 한다. 

 

 

 

모기도 아니고 벌레에 물린 것 같은데 상처 모양이 심상치 않으면 당장 병원에 가야 한다.

야외 잔디나 우거진 숲에서 활동을 해야 할 때는 꼭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앉으며 긴 팔 옷과 긴 바지를 입도록 하여 진드기가 피부에 직접 닿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벌레들이 싫어하는 계피액등을 몸에 뿌리고  집에 돌아 오면 바로 샤워를 하고 옷은 세게 털어 세탁을 해야 한다. 

찬물과 얼음으로 가려움증을 완화시키며 살펴보니 다행히 가라앉는게 보이기 시작했다.

물린 모양이나 증상이 살인진드기가 아님을 확인하곤 안도했지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살인진드기에 대한 어설픈 정보때문에 잠깐이지만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 내릴만큼 식겁했던 8월의 마지막 주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