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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군입대도 사교육이 필요?

 

수능을 보던 때가 어제 같더니 대학을 들어가니 이젠 군입대 시기가 다가왔다.

 

심란한 부모맘은 누구 탓일까?

1학년인 아들을 군에 보낸 친구도 있고 2학년을 마치고 아들을 군에 보낸 친구도 있다. 내년이면 나도  군에 보낼 아들이 있는데 사람 마음이 간사하다고  그냥 갔다 오면 되지 했는데 막상 코 앞에 닥치니 심란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지난 봄 상상을 초월하는 군내 가혹행위로 고통 속에 죽어간 윤일병 사건 때문에 군입대를 앞둔 당사자들과 부모들은 행여 나에게도 닥칠지 모르는 불행을 피해보려 애를 쓰지만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병영내 생활이라 긴장과 불안감은 온 가족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들었다.

 

 

 

군입대를 미루고 싶어하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서 입대 시킨 친구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경색된 국방부 분위기 때문에 차라리 지금 군에 가면 군내 폭력이 덜 할거라며 아이를 군에 보냈는데 GOP로 자대배치를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도리어 괜찮다며 걱정말라는 부모를 안심시키는 아들에게 어찌나 미안했던지 힘없고 백없는 부모라는 것이 너무나 미안했다며 친구가 울었다.

붙임성이 좋은 아이라 잘 지낼거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었지만 친구의 귀에 들릴 리 만무하다.

 

 

또 다른 지인의 아들은 군에 가기 전 운전면허는 물론 중장비 면허에 MOS자격증등을 구비해 놓고 군입대를 하였다. 지인의 아들은 다행스럽게 경기도 인근으로 자대배치를 받았고 행정병으로 복무하게 되었다며 그간의 노고가 헛되지 않았다며 좋아했다. 

 

 

군입대도 사교육이 필요

마치 대학입시를 위한 사교육마냥 군입대를 위한 사교육을 시키는 것 같은 모양새가 씁쓸했지만 한편 부럽기도 하다. 군에 가서 죽으면 나만 손해고 나라도 지켜주지 못하는 내 자식, 부모가 알아서 지켜야지 어쩌겠냐는 지인의 말이 맞는 말일수도 있다.

군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자 일반병사가 아닌 카투사나 행정병처럼 모집병의 지원자들이 늘어나 예년 대비 훨씬 높아진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카투사는 2010년 5.4대1 이던 경쟁률이 2013년 7.6대1로 높아졌고 육군의 모집병은 2011년 2대1정도였던것이 2014년 5월말 8대1까지 상승했다고 한다. 

 

 

 

경쟁률이 높아지니 모집병 지원자들을 위한 사설학원이 생기고 관련 책자들까지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한다. 걱정스러운 군폭력 환경으로부터 조금이라도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심정이 담긴 결과라 보여진다.

혹자는 돈있고 권력있는 부모를 두었거나 공부 잘 하는 애들는 이래저래 걸러져 뒤에 서고 남은 애들만 앞에 세워져 방패막이가 되는거라며 한숨을 쉰다. 

대학입시만 끝나면 고민이 없을줄 알았는데 어째 이 사회는 부모들이 편안히 있는 꼴을 못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