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부앙불괴(俯仰不愧) -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맹자의 부앙불괴

공자의 사상을 계승시킨 맹자는 '진심'편에서 군자삼락에 대해 이렇게 말하였다.

군자에게는 세가지 낙이 있으니 첫째는 부모와 형제가 무고한 것이며 둘째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고 굽어 사람에게도 부끄럽지 않음이요,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것이 세번째 낙이라 하였다. 

맹자가 말하는 군자의 즐거움은 부귀영화도 높은 학문도 아닌 자신을 포함한 주변인들의 안녕과 일상적인 생활 그 자체이며 잘 자라는 똑똑한 후손을 보는 것이라는 말이다.

 

 

맹자가 추앙했던 공자의 군자삼락도 맹자의 군자삼락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공자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과 남자로 태어난 것, 그리고 장수하는 것'을 군자삼락이라 하였다.  

공자의 군자삼락은 상징성이 담긴 철학적 표현이고 맹자의 군자삼락은 공자의 군자삼락보다는 구체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 물질적인 만족보다는 정신적인 만족감이 훨씬 인간의 삶을 가치있게 만듦을 역설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어쩌면 공자나 맹자가 대를 이어 군자삼락을 말한 것도 공자나 맹자도 진정한 '삼락'을 가져 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윤동주의 부앙불괴

공자와 맹자의 부앙불괴는 윤동주의 시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그가 노래한 '서시'는 고통받는 세상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젊은 지식인의 고뇌가 담긴 싯구이다.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기에 '군자삼락'을 가질 수 없는 회한의 표현으로 느껴진다.

 

나이가 조금 더 젊었을 때는 나의 부끄럼보다는 남의 부끄럼이 무엇인지 더 궁금하고 더 잘 보였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남보다 나의 부끄럼이 더 잘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감추고 싶은게 사람의 마음인지라 들킬까 조바심이 나고 들키면 화가 난다.

그래서일까? 점점 하늘을 쳐다보지 않고 땅만 보게 된다.

 

부앙불괴(俯仰不愧)

굽어보나 우러러보나 부끄러움이 없다라는 뜻으로, 하늘을 우러러보나 세상을 굽어보나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