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이 따사로운 한낮에 들어선 외암리 민속마을은 북쪽으로 우뚝 솟은 설화산을 배경으로 10여채의 한옥과 20여채의 초가집이 마을을 이루고 있는 예안 이씨 집성촌이다.
외암 마을은 원래 평택 진씨의 마을이었으나 조선 후기 성리학인 외암 이간 선생의 5대조인 이사종이 진씨의 딸과 결혼하면서 마을에 들어와 살게 되었고 이후 다른 성씨들이 이사를 나가고 예안 이씨만이 남게 되었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 마을 입구의 물레방아 길을 따라 가면 내부를 볼 수 있는 전시용 한옥을 볼 수 있지만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실제 거주하고 있는 한옥과 초가집들이 있어서 방문시 주의해야 한다.
자그마한 밭에 심어진 작물과 불태운 자국, 문 앞에 심어 놓은 화단이 사람의 흔적을 느끼게 하지만 인적이 드믈어 고요하기 짝이 없다.
외암 이간 선생의 종손댁과 가장 오래된 초가집등 궁금증을 유발하는 가옥들은 사람이 살고 있어 집 안을 볼 수 없었다.
외암리는 예로 부터 3가지 많았다고 하는데 돌이 많고 말(言)이 많고 양반이 많았다고 한다. 실제 외암 마을의 가옥들은 대부분 돌담을 가지고 있어 제주도 돌담길을 연상시켰다.
설화산의 기운을 받아 태어난 외암 이간 선생은 높은 학문으로 '인성(사람)과 물성(동물과 수목)에는 오상(인의예지신)이 존재하며 그 근본이 다르지 않다'라는 호락논쟁을 펼친 성리학자이다.
사람과 세상 만물은 모두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외암 선생의 이론은 지금도 찬반을 가리기 힘들지만 우리 조상들의 높은 학문 수준과 깊은 철학을 보여 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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