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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동화 '산골총각' - 시인 백석의 흥겨운 동화시

 

동화 '산골총각'

 

 

 

홀어머니를 모시고 산골에 사는 총각은 오소리의 만행으로 정성들여 거둔 곡식을 빼앗기고 노모마저 쓰러지자 오소리를 잡기 위해 달려 나갔다.

백 년 묵은 오소리는 지하 깊숙한 곳에 집을 짓고 사람들에게 빼앗아 온 곡식과 물건등을 쌓아 놓고 저혼자 배불리 먹으며 살고 있었다.

 

 

 

산골 총각은 오소리를 발견하자 덤볐지만 오소리의 힘을 당해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소의 충고대로 바른배지개를 해도 안 되고 장수바위 말대로 왼배지개를 해도 안 되더니 늙은 노인의 말대로 통 배지개로 넘기니 오소리는 땅에 곤두박혀 죽었다.

 

 

 

산골 총각은 오소리가 빼앗아 온 곡식들과 물건들을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고 사람들은 평안히 살게 되었다.

 

 

시인 백석의 흥겨운 동화시

동화 '산골 총각'은 시인 백석의 동화인데 마치 시처럼 3.4 또는 4.4조의 운률을 가지고 있어 장단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동화시이다.

 

 

 

동화를 읽다 보니 마치 시조를 읊듯이 몸이 앞뒤로 흔들흔들 거리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거나 혼자 읽게 해도 리듬감이 있어 읽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오소리는 기장 한 말

푹푹 되어 지더니만

사랑 앞 독연자로

재촉재촉 나가누나.

 

 

 

의성어와 의태어는 내용을 더욱 맛깔스럽게 표현하고 있는데다가 귀에 익은 씨름의 기술 용어들이 산골 총각과 오소리의 씨름 장면을 상상하게 만들어 즐거움을 더한다.

산골 총각은 어머니를 쓰러지게 하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오소리를 용기있게 찾아가지만  몇 번이나 싸움에 패하고 만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는게 아니라 더욱 분기탱천하고 자신의 힘과 지혜를 기르는데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오소리와 맞 선 산골 총각 이야기는 고난과 고통 앞에 굴하지 않고 극복하려는 우리의 우수한 민족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동화로 보는 세상

시인 백석, 본명은 백기행이며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났다.

 

 

영어와 불어,러시아어 등 외국어 능통했으며 외모가 출중하여 많은 여성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다고 한다.

백석의 시는 민속적이고 토속적인 향토미를 잘 살린 특색있는 북한 사투리를 넣어 시를 썼는데 가족애와 인간애를 그린 시들은 때론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고 때론 가슴 시린 공감대를 느끼게 한다.

해방 전후로 고향인 정주로 가서 정착하고 작품활동을 하였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뒤늦게 소개된 시인이다. 개인적으로 '여승'이라는 시를 좋아한다.

여승은 합장을 하고 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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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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