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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영화 '10분' - 평생 인턴만 원하는 사회

 

영화 '10분'

 

 

 

얼굴이 낯 선 배우들의 생활 연기는 간혹 다큐를 연상시키며 극대화된 리얼리티로 인해 현실인지 가상인지 분간치 못하게 한다.

이 영화 '10분'도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의 열연과 현실적인 주제로 마치 옆 집 취업준비생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느낌을 주었다. 점점 벼랑으로 내몰리며 꿈을 잃어가고 현실과 타협하는 젊은 청춘의 한숨과 외침이 너무나 절절하다.

 

 

 

PD를 꿈꾸는 청년 호찬은 시험준비를 하며 인턴사원으로 6개월 동안 컨텐츠센터의 인턴사원으로 일하게 된다. 지방 이전을 앞 둔 이곳의 분위기는 그리 빡빡하지 않아 PD시험 준비를 하는 호찬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성실하고 붙임성 좋은 호찬은 빠르게 적응하고 나름 윗사람들에게도 실력을 인정 받으며 안정적인 인턴 생활을 해 나갔다. 일이 꼬이기 시작한건 부장의 무책임한 제안으로부터 시작됐다.

 

 

 

어느 날 부장은 퇴사로 인해 빈 자리에 호찬이를 추천하며 그에게 정식 직원의 기회를 주겠노라 장담했다. 호찬은 형편이 어려운 부모님을 생각하자 마음이 흔들리고 결국 안정적인 정식 직원을 선택하기로 한다.

하지만 낙하산 신입직원의 등장으로 호찬은 인턴의 자리로 되돌아 간다. 믿었던 부장은 발뺌을 하고 아무도 이에 대해 사과도 책임도 지지 않는다.

 

 

 

호찬은 화가 나고 또 화가 난다. 무슨 빽인지 기고만장한 신입사원은 안하무인으로 호찬을 부리고 호찬의 자존감은 끝모를 벼랑 아래로 내 던져진다.

 

 

평생 인턴만 원하는 사회

정식직원의 길도 사라지고 PD의 길도 멀어지고 자신이 도대체 어디에 서 있는지 왜 여기까지 와 있는지 호찬은 무작정 화가 난다.

처음 사무실에 들어 올 때는 학생의 느낌이 물씬나던 호찬의 모습은 점점 굳어진 표정이 되어가면서 급기야 대상이 누군지 불명확한 분노에 휩싸여 간다.

누군가 살짝 건드리면 화산처럼 대폭발이 뻔히 보여 그저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인턴사원을 지원한것도 자신이었고 부장의 무책임한 제안을 받아들이고 PD의 꿈을 접은것도 자신이다.

하지만 지금 호찬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떠 밀려 온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현실은 꿈 보다 훨씬 더 가까이에서 호찬을 괴롭혔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선택했지만 현재 호찬은 허허벌판에서 혼자 바람을 맞으며 서 있다.

빨리 이곳을 빠져 나가고 싶다.

그런데  한 번 뒷통수를 쳤던 부장이 다시 구원의 손길이라며 자신을 잡으라 한다. 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 호찬은 어지럽다.

 

 

이 사회가 젊은 청춘들의 꿈을 지지하고 지원하지는 못할망정 꿈을 버리도록 종용하고 몰아가는 듯해 미안하고 부끄럽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