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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조아킴 크롤의 영화 '글루미 썬데이' - 부다페스트를 울리는 저주받은 노래

조아킴 크롤의 영화 '글루미 썬데이'

 

 

 

매력적인 여성이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백발의 노신사는 사진을 보더니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만다.

도대체 사진 속 여인과 백발 노신사에게 무슨 일이 있던 걸까?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자보는 미모의 일로나와 연인사이지만 그녀를 구속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누구에게도 속할 수 없는 여인이란걸 본능적으로 느꼈나보다.

그저 자보와 함께 지금처럼만 행복했으면 좋겠다던 그녀에게 피아노를 잘 치는 가난한 음악가 안드라스가 나타나자 자보는 그에게 일로나를 보낸다.

아니 안드라스에게 가는 일로나를 잡지 않았다.

 

 

 

 

일로나를 사랑하는 또 한 사람, 독일인 한스다. 그녀를 보기 위해 필요없이 레스토랑을 찾건만 그녀는 한스를 거절한다. 이 거절은 나중에 두 사람을 비극적인 관계로 만드는 계기가 된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일로나와 한스는 같은 날 생일이었다. 안드라스가 자작곡을 선물하자 한스는 사진을 찍어 주고 독일로 돌아갔다가 독일 나치가 기승을 부릴 때 한스는 대령이 되어 부다페스트를 찾았고 이들과 상봉했다.

그리고 비극은 시작되었다.

 

 

 

 

 

자보와 안드라스는 유태인이라 언제 독일군에 의해 수용소행 기차를 타게될까 전전긍긍했다. 그러는 사이 안드라스가 죽고 자보는 잡히고 만다.

일로나는 한스를 찾아가 자보를 구해줄것을 요청하지만 한스는 그녀의 요구를 빌미로 그녀를 유린하고 떠나버린다. 자보는 수용소행 기차에서 내리지 못했다.

아마도 그 때부터 한스에 대한 그녀의 복수가 시작되었나보다.

 

 

부다페스트를 울리는 저주받은 노래

수용소행 기차에서 유태인을 빼 주는 댓가로 돈을 챙긴 한스는 전쟁이 끝나고 사업가가 되었고 유태인을 구해준 영웅으로 칭송받았다.

그렇게 80세 생일을 자축하기 위해 찾은 부다페스트, 지난날 그녀를 기억시키는 음악이 흐르고 괴로운 가슴 통증을 안고 죽어간 한스를 보며 중년의 남자는 어머니에게 생일 축하 샴페인을 권한다.

일로나였다.

 

 

 

 

영화 중에 안드라스가 일로나의 생일 축하곡으로 만든 '글루미 썬데이'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우울한 감정이 실린 이 노래는 죽음을 부르는 노래였다.

이 노래를 듣다가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안드라스와 자보의 레스토랑은 유명세를 겪게된다. 그러고보니 처음 이 노래를 들었던 한스 역시 자살을 시도했었다. 자보가 구해줬지만 말이다.

그리고 안드라스가 죽고 자보도 죽었다. 나중엔 한스도 죽게 되는걸 보면 '글루미 썬데이'는 저주받은 노래임에 틀림이 없다.

 

 

 

 

사실 이 영화의 캐릭터들을 이해하는데는 동양적인 사고방식이 걸림돌이 되었다. 언뜻 풍기문란해 보이는 일로나와 자보, 그리고 안드라스의 관계 설정때문이다. 두 남자는 한 여자를 사랑한다.

그리고 평화롭게 관계를 유지한다. 암묵적인 합의하에 말이다. 그녀를 통째로 잃는것보다 반이라고 갖겠다는 자보의 말을 안드라스도 이해하는 눈치이다.

글쎄....재밌는것은 실제로 이런 노래가 있었다고 한다. 자살이 늘자 헝가리 정부에서는 악보를 모두 태워 버려서 원곡은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멜로디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