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카와 미카코의 영화'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어린시절 고양이에게 공격 당했던 흐린 기억때문인지 개보다 고양이를 더 싫어한다.

눈빛도 싫고 소리없는 움직임도 싫고 울음소리도 싫지만 삼시세끼를 보면서 벌이 때문에 요즘 고양이에 대한 호감도가 조금 상승하고 있던 차에 고양이가 떼로 나오는 잔잔한 영화를 보게 되었다.

 

 

 

동네 떠돌이 고양이들을 잘 돌보시던 할머니가 2년전 돌아가시고 할머니가 하시던 그 일을 자연스레 이어받아 하고 있는 사요코의 집에는 오늘도 고양이들이 넘쳐 난다.

올해 목표는 결혼하기인데 와야할 남자는 안 오고 고양이들만 오니 사요코는 올해 시집을 갈 수 있을려나...

 

 

 

햇살이 잘 드는 마루와 마당이 있는 작은 집에 제각각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고양이들.

보이지 않는 질서 속에 사요코와 고양이들의 동거가 계속 되던 어느 날, 사요코는 리어카에 고양이들을 태우고 거리로 나섰다. 강렬한 여름 태양이 머리를 태울듯 뜨겁게 내리쬐지만 그녀는 확성기를 집어 들었다.

"고양이를 빌려 드립니다.~~"

 

 

 

처음 만난 할머니는 남편과 사별 후 혼자 외롭게 살고 있다고 했다. 고양이를 키웠었지만 자신이 죽은 후 돌봐줄 이가 없을까봐 고양이를 다시 키울 생각을 못했는데 사요코를 만나 외로움을 달래줄 고양이를 다시 키우게 되었다.

고양이를 안고 행복해하는 할머니를 보며 사요코는 더 행복하다. 두번째 만난 중년의 사내는 가족과 떨어져 사는 외로운 가장이다. 사요코는 그에게 딱 맞는 고양이를 빌려 주었고 그 역시 행복해 했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중년의 사내는 가족에게 돌아가면서 고양이를 가져갔다. 잘 키우겠다는 서약을 하고 말이다.

 

 

외로운 당신에게

남들 다 있는 남자도 없고 남들 다 하는 결혼도 못하고 떠돌이 고양이들과 말동무하며 지내는 사요코의 모습이 이웃들에게 좋게 보일리 없다.

정작 사요코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색안경 낀 사람들때문에 벽에 떡 하니 종이벽보를 써 붙여 놓을만큼  스스로 결혼 압박에 시달린다. 결혼이 정말 하고 싶은건지 아니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고 싶은건지 아직 정확한 이유도 없는 결혼이 사요코의 가장 큰 고민이다.  

 

 

 

고양이들을 보살피고 고양이가 필요한 외로운 사람들에게 고양이를 빌려 주는 일이 행복하기도 하고 바빠서 정작 그녀 자신은 외롭지도 쓸쓸할 시간도 없다.

빌려간 고양이를 수시로 체크하고 다시 데려가라는 연락이 오면 쏜살같이 달려가 집으로 데려 온다. 어도 그녀가 사는 세상에서는 고양이와 사람이 더없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확성기를 들고 외친다.

 

 

무채색이 느껴질만큼 톤이 낮은 화면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어 마치 흑백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주었다. 지난번에 보았던 영화 '갈매기 식당'처럼 말이다. 내용은 다르지만 두 영화는 많이 닮았다.

위기, 절정, 화려한 결말은 없지만 보는 내내 마음이 마음이 차분해지고 보고나서 입가에 미소를 짓게하는 영화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우리 딸이 지나치다 우연히 고양이를 보더니 곁에 앉아 같이 본  가족영화였다.

 


Posted by Zoom-in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