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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 오백만원짜리 집이 당장 필요해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철딱서니(?)없는 엄마 때문에 현실감 충만한 아이로 자라는 지소, 그런 지소를 밀어주고 당겨주는 친구 채랑이, 그리고 어리바리한 똑똑이 지소의 동생 지석이까지 어디서 이런 천사들을 데려왔는지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드는 행복한 영화였다.

 

 

 

 

아빠가 집을 나가고 집이 없어져 버리자 엄마는 어린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생활을 이어 나간다. 물과 전기가 없으니 차에 실린 살림살이들과 어린 지소와 지석이의 몰골은 말이 아니다.

짝꿍 채랑이에게 집없는 아이임이 들통났지만 채랑이는 끝까지 친구가 되 주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지소의 생일파티, 집으로 아이들을 초대해야 되는데 집이 없으니 난감하다.

집을 알아본 결과 5백만원만 있으면 마당이 있는 집을 살 수가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당장 5백만원을 구해야만 한다.

 

 

 

잃어버린 개를 찾아 주면 사례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잃어버린 강아지 찾아주기가 아닌 강아지를 납치해 되돌려 주는 방식을 선택하기로 한다. 그래야 지소의 생일전에 집을 살 수 있으니 말이다.

목표 강아지는 지소 엄마의 친구가 있는 레스토랑 마르셀 주인 할머니의 애견 월리. 무사히(?) 월리를 데리고 나온 지소와 채랑이는 낡은 집에 월리를 보관하고 적당한 때에 돌려줄 날을 기다린다. 

 

 

 

 

그러나 마르셀 주인 할머니의 사정 이야기를 듣고 지소는 월리를 그냥 돌려 주기로 한다.

 

 

오백만원짜리 집이 당장 필요해

하는 말이나 행동들이 전혀 믿음도 주지 않고 책임감도 없어 보이는 어른들 때문에 한숨 쉬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너무나 예쁜 영화이다.

주인공 지소의 집인 작은 봉고차의 어지러운 내부마저도 궁상스러워 보이기는 커녕 동화 속의 신비한 아지트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밤에는 조명의 영향으로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포근한 집처럼 보인다. 

지소와 지석이, 그리고 엄마는 겉으로 보이는 현실이 남루(?)하지만 당당하게 때론 당돌하게 세상을 헤쳐 나간다. 무책임한 아빠가 용기를 내어 집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말이다.

 

 

 

 

이 영화에서 시선을 끈 다른 한 사람은 지소의 친구 채랑이다. 나이답지 않게 속이 꽉 찬 적어도 채랑이 엄마보다는 똑똑한 아이이다. 영악스러운 말투와 어려운 친구를 끝까지 감싸고 뒤에서 발벗고 도와준다.

이런 친구를 가진 지소는 집이 없지만 돈으로 치자면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친구만큼 든든한 후원자가 어디 또 있을까.  

 

 

노숙자 아저씨의 정체를 지나치게 한 곳으로 몰아가 드러나도록 표현한 것이 개인적으로 불만이지만 아이들이 예뻐서 그정도는 이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