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all/영화 이야기

고아성의 영화 '오피스' - 일 잘하고 착하기만 하면 안 된다니까

 

고아성의 영화 '오피스'

 

 

 

예고편에서 본 김과장역의 배성우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어서 기대감을 갖고 본 영화이다.

당연히 주인공 고아성과 배성우의 대치상황이 전개되는 스토리라 생각했는데 뒷통수 치는 반전을 주어 놀라웠다.

 

 

 

 

회사에서 잘린 김과장은 집에 돌아와 일가족을 살해하고 나간뒤 행방이 묘연하다.

회사에 경찰들과 언론들이 집중 관심을 보이자 회사 이미지 관리에 나선 관리자들은 전직원 입단속에 나서고 그들 사이에 인턴 직원 이미례가 중심에 서 있다.

인턴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정직원으로의 전환을 기대하는 그녀는 하루하루 애가 탄다. 하지만 어리숙한 그녀의 업무태도에 동료 직원들은 마땅치 않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종적을 감춘 김과장을 닮아 보이는 이미례는 형사의 눈에 띈다.

 

 

 

 

 

김과장이 그동안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 조금씩 드러나면서 그와 관련된 인물들은 불안에 떨게 되고 급기야 2번째 살인사건이 회사내에서 벌어지고야 말았다.

김과장의 짓이 확실하다. 그런데 그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서 더욱 긴장감은 고조되고 회사 사람들은 히스테릭해 진다.

 

 

 

 

 

그리고 세번째 희생자가 나왔다.

 

 

일 잘하고 착하기만 하면 안 된다니까

도무지 융통성이라고는 없는 일만 잘 하는 착한 사람, 미례와 김과장이다. 미례는 소외되는 김과장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이 투영됨을 느낀다.  

애착과 함께 거리감을 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럴수록 겹쳐지는 자신을 느낀다. 김과장의 분노와 자신의 분노가 겹쳐지니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괴물은 그동안 쌓인 분노를 화산 폭발하듯 뿜어 내고 사무실은 온통 피빛으로 물들어 버렸다.

아직도 괴물의 분노는 사그라 들지 않았는데 말이다.

 

 

 

 

고아성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이다. 지난번 드라마에서 순간적으로 돌변하는 눈빛을 보여주었던 고아성은 이 영화에서도 돌변하는 눈빛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품고 있는듯 아슬아슬 불안해 보였던 그녀가 괴물로 변해서 같이 죽자고 덤빌때의 표정은 그야말로 등짝에 식은땀이 흐를만큼 오싹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눈에 들어 온 배우는 김과장역의 배성우였다. 뒷모습에서조차 그의 표정이 읽힐만큼 그는 김과장 역할에 녹아 들었다.

고아성이나 다른 배우들은 연기를 했다면 배성우는 김과장 그 자체였다고 해도 될만큼 훌륭하고 인상적인 연기를 했다. 조연이지만 주연급 연기를 선 보이는 멋진 배우를 보게 되어 흐믓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