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 램플링, 톰 커트니의 영화 '45년 후'

 

 

 

부부가 된 지 45년이나 되었으면 이젠 서로에 대해 친구나 동지 정도의 감정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남녀간의 애정, 질투, 증오 등은 초월할 시간이라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어도 앙금으로 남았던 과거는 함께 했던 긴 시간들을 허망한 것으로 돌려 놓고 말았다.

아내의 예민한 반응일까? 남편의 지독한 이기주의 일까?

 

 

 

 

결혼 40주년엔 남편 제프가 아파서 파티를 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45주년은 남다르게 성대한 파티를 열고 싶었던 케이트는 한 통 편지로 인해 심란스러웠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남편의 모습이 영 마땅치 않다. 제프의 첫사랑이었던 카티야의 시신이 알프스 빙하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가고 싶지만 갈 수 없어 안절부절하며 설레이는 감정을 숨기지 않는 남편이 더 미워진다.

 

 

 

 

영화 내용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케이트는 제프의 첫사랑 존재를 알고 결혼했으며 연인을 상실한 남편을 다독이며 성실한 결혼 생활을 한 것 같다.

케이트의 표정에서 남편을 그녀가 더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제프는 케이트의 사랑과 돌봄을 받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다.

 

 

 

 

게다가 직설적인 감정 표현은 케이트를 더욱 더 배신감에 치를 떨게 만든다.

 

 

45주년 결혼기념일, 허망한 시간들

'그녀가 죽지 않았다면 당신이랑 결혼하지 않았을거야' 제프의 한 마디는 케이트의 45년을 헛된 시간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도대체 나는 누구랑 45년을 산 걸까? 모든 시간들이 허망하다.

45년동안 케이트는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있었던 남편의 빈껍데기 영혼만 붙들고 허공에 사라질 사랑을 불태웠던 것인가. 케이트의 표정에 만감이 교차한다.

 

 

 

 

제프보다 케이트의 관점에서 영화는 진행된다. 초반에는 곱게 잘 늙어 평화로운 노년을 보내는 노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이나 중반 이후 여자문제(?)로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여준다. 

남자는 나이가 들어도 철이 없는 것인지 부부침실에서 첫사랑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 제프. 관객은 케이트의 표정을 눈치보듯 살필밖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처럼 위기일발의 그녀가 45주년 결혼 기념일 파티에서 제프와 마음에도 없는 춤을 추고 입가에 냉소를 머금는 마지막 장면이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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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영도나그네 2016.07.15 11: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햐!
    역시 오랜세월이 흘러도 첫사랑에 대한 연민은 여전한것 같군요..
    모두가 한번 뒤돌아 볼수 있는 애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같기도 하구요..
    덕분에 좋은 영화소개 잘보고 갑니다..
    편안한 하루가 되시기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