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

 

나무를 하러 산길에 접어든 사내의 발걸음을 따라 가는 카메라의 속도는 마치 달리기 선수마냥 빠르고 지루하다싶을만큼 길다. 도무지 판단이 쉽지 않은 살인사건에 얽힌 그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을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곧 세 사람의 다른 듯 같은 증언에 빠져 들게 되었다.

 

숲에서 시체를 발견한 나뭇꾼은 관아에 신고를 하고 사흘뒤 범인이 잡혔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아에 다시 들어갔다. 범인으로 잡혀 온 사람은 산적이었고 그는 산들바람이 살인으로까지 이어졌다는 말로 증언을 시작했다.

말을 타고 남편을 따라 가던 마사코의 미색을 보고는 그녀를 차지할 생각으로 그녀의 남편을 죽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당한 결투였다고 산적은 주장한다.

 

이어 죽은 이의 아내 마사코의 증언은 산적에게 욕을 당한 후 자신을 능멸하는 남편의 눈빛과 말에 자제력을 잃고 자신이 남편을 죽였다고 자백(?)한다.

그리고 죽은 당사자가 아내에게 빙의해 자신의 살인사건에 대해 증언하는데 그의 말은 산적과 그리고 아내의 말과는 사뭇 달랐다. 그리고 이들의 증언을 뒤엎는 나뭇꾼의 증언이 시작되는데.....

과연 살인사건은 정확한 진실은 무엇일까?

 

살인사건에 얽힌 세 사람의 증언

살인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의 이야기인지라 처음엔 범인이 누구일까가 궁금했다. 그러나 증언이 이어지면서 살인은 맞는데 정확한 정황이 무엇일까가 궁금했다.

어차피 살인범으로 죽을 목숨인 산적의 증언이 진실일까? 산적에게 능욕 당한 후 남편에게 모욕감을 느낀 아내의 우발적 살인이 진실일까? 산적에게 당하고 아내에게 배신감을  느낀 사무라이의 자살이 진실일까?

 

사람들은 같은 경험을 하고도 나중에 하는 말을 들어보면 같지 않은 경우가 많다. 더구나 자신이 연루되어 있다면 자신을 중심으로 유리한 상황을 재연출내지는 재편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리고 그 증언의 당사자가 나와 연관이 있다면 누구보다 그의 말을 믿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일테고 말이다. 인간은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Zo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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