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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하정우의 영화 '터널' - 기다리지마, 구조는 포기했대

 

하정우의 영화 '터널'

 

터널이 무너졌다. 사람이 갇혔고 그는 살아있다. 시간이 흐르고 이제 그 사람의 생존 여부를 알 수 없다. 죽음을 확실하는 사람들은 이제 할 만큼 했으니 구조를 멈추자고 한다. 

내가 갇힌 사람이라면 그리고 내가 구조자라면 최선은 어디까지인걸까? 구조를 포기한 그 시간에 만약 그가 살아있다면.... 세월호 참사와 더불어 많은 물음을 던지는 영화이다.

 

터널이 붕괴되면서 자동차를 탄 채 터널에 갇힌 정수는 핸드폰으로 그의 생존사실을 119에 전한다. 그리고 시작된 구조 작전. 당장은 아니지만 며칠내로 구조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텨 간다.

하지만 손발 움직임조차 자유롭지 않은 돌무더기 속에서 그의 희망은 꺼져 가는 밧데리처럼 차차 빛을 잃어 간다.

 

인상적인 하정우의 연기와 함께 오달수의 연기가 훨씬 감정적으로 와 닿았다. 오달수가 집어 던지는 엉망인 터널 사고자 대응 메뉴얼과 실제와 다른 터널 설계도까지.

 

그리고 마지막에 다 꺼져버리라고 외치는 정수의 외침까지 모두 우리 사회의 참담한 현실을 담고 있는듯 해서 부끄럽기만 하다.

 

기다리지마, 구조는 포기했대

한 달여의 구조 작전이 실패하자 많은 사람들은 한 사람의 구조에 시간과 물자가 소비되는걸 피로해 하는 분위기가 생겨 나고 확산된다. 골든타임이 지났으니 포기하자는 것이다.

가족의 죽음을 믿고 싶지 않은 가족은 애가 타고 갇힌 당사자는 분노와 절망으로 지레 죽을 지경이다. 주검을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이상 최선을 다해야 하는 터널 밖의 사람들.

얼만큼 해야 최선인걸까?  

 

영화의 첫 장면과 함께 무너진 차 안에서 그래도 나름대로 이성을 찾고 안정적으로 대처하려는 하정우의 연기는 역시나 명품이었다. 

영화 중반즈음에 구조 위치 오류로 구조가 불확실해지자 그가 맥가이버로 변해 홀로 탈출하는 것은 아닌가 추측도 했는데 결국은 생명에 대한 남다른 신념을 가진 두 남자 하정우와 오달수의 끈질김이 관객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와 다르게 현실은 꼭 해피엔딩이 아니라는게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