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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존 캐머런 밋첼의 영화 '헤드윅' - 남자와 여자 그 경계선에서

 

존 캐머런 밋첼의 영화 '헤드윅'

 

지금이 아니었다면 상당히 불편했을 영화이다. 영화 속 관객들이 헤드윅의 공연을 보는 시선처럼 말이다.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가지고 살아가는 무명 가수 헤드윅이 세상을 향해 외친다. 나를 부술테면 부숴보라고 말이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어릴적 성적학대 기억과 그로 인한 상처로 남자이지만 여자의 성정체성을 갖고 싶은 한셀은 무모한 성전환 수술 후유증으로 최악의 몸을 갖게 되고 만다.

이후 한셀의 인생은 점점 화만 쌓이고 소외 당하는 기분을 노래로 만들어 세상에 분풀이를 한다. 당신들이 그토록 보기 싫어하는 나를 나 자신은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냐고....

 

현란한 머리 스타일링에 짙은 화장 섹시한 옷차림으로 열정적인 록커로 변신해 무대의 규모를 따지지 않고 노래하는 헤드윅의 모습은 응원을 해 주기엔 다소 불편한 캐릭터이다.

얼굴에서 이미 그녀의 애매모호한 양성이 보여지기 때문에 그녀의 노래는 이미 귀에 들어 오지 않는다.

 

따라서 그녀가 하고픈 말을 들을 준비도 안되어 있다. 단지 얼굴만 보일뿐....

 

남자와 여자 그 경계선에서

어느 순간부터 노래 가사가 보이지만 나에겐 난해한 가사들이다.

물론 그녀의 자전적인 가사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스스로도 어찌하지 못하는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등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드윅의 모습은 낯설고 불편하다.

그래도 남들보다 성 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이 깊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감독이 주연까지 맡아서인지 헤드윅이라는 캐릭터가 혹시 감독 자신이 아닐까싶을 정도로 존 캐머런 밋첼은 헤드윅 캐릭터를 실감나게 그렸다.

눈빛, 표정, 몸짓, 목소리 모든 게 헤드윅이었다.  인상적인 것은 그가 앉아서 노래할 때 꼬고 앉은 다리선과 발가락까지도 여자의 느낌을 살렸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니 뮤지컬이 영화의 느낌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을 보러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