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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손현주의 영화 '보통사람' - 잘 먹고 잘 살아보고 싶었어


손현주의 영화 '보통사람'


나름 사회정의구현을 하고 있다는 작은 자부심으로 말단 강력계 형사를 하고 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가난을 면치 못하는 성진에게 승진의 기회가 될 사건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굴러왔다. 

덥석 물은 성진이 이상한 낌새를 느꼈을 때는 이미....


경찰서 앞마당에서 자주 마주치는 똥개의 존재가 자주 성진을 불편하게 한다. 큰 기침 한 번에 꼬랑지를 내리고 도망가는 녀석의 뒷모습은 애처롭기도하고 재수가 없어보이기도 해서 성진은 불편하다. 

열심히 몸이 부셔져라 뛰어다니지만 산동네를 벗어나지 못하는 성진에게는 아픈 다리때문에 놀림 당하는 아들이 하나 있다. 왜 맞고만 있냐고 다그치니 '가만히 있으면 빨리 끝나서'라고 대답하는 아이의 말에 성진은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성진은 제 발로 걸어 들어 온 엄청난 연쇄살인사건 파일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지만 이내 조작된 사건으로 마무리 하라는 지시를 받게 되자 번민에 싸인다. 

이미 앉아 있는 존재감만으로도 온갖 불법과 비리의 온상임을 내뿜는 검사에는 장혁이 등장하는데 화면에 흐르는 아우라가 대단하다.


느릿느릿 여유있는 말투와 몸동작에서 장혁만의 카리스마가 엄청 느껴진다. 



잘 먹고 잘 살아보고 싶었어

주연인 손현주의 연기도 대단했지만 개인적으로 조작된 연쇄살인범으로 추궁 당하는 범죄 피의자 역할을 한 조달환이라는 배우에게 눈길이 많이 갔다. 

주먹이 무서워 벌벌 떨면서도 폭력 경찰인 상대방을 어떻게든 이해할려고 애쓰는 지적 장애인을 너무나 몰입감있게 연기했다.


그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향숙이를 외쳤던 백광호를 떠올리게 했다.

이번만 눈 감으면 아들의 다리를 고쳐줄 수 있고 아내의 기를 펴게 해 줄 수 있다는 성진과 내가 쓰러지기 전까진 아무도 나를 쓰러뜨릴 수 없다고 말하는 추기자의 마지막 외침.


내가 만약 성진이라면 ...만약 추기자였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