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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아네트 베닝의 영화 '우리의 20세기' - 나의 20세기와 그들의 20세기

 

아네트 베닝의 영화 '우리의 20세기'

 

1920년대 출생한 엄마와 1960년대생 아들이 1970년대를 살아가는 이야기.

살아 온 시간들이 다르기에 이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세대차이로 소통이 불통임을 절실히 느껴지는 두 모자의 이야기이지만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임을 절실히 느낀다.

 

아들 제이미를 태우고 집에 왔던 그 차가 지금 도로시의 눈 앞에서 불타고 있다. 20년이 다 되가는 고물차지만 같이 한 세월때문인지 도로시의 아쉬움은 크다.

아쉬움도 잠시 불을 끄러 출동한 소방관에게 저녁식사 초대를 하는 엄마를 보면서 제이미는 고개를 절래절래 젓는다. 도대체 왜 엄마는 이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하는 걸까? 엄마 say "왜 그게 뭐 어때서?"

 

제이미네 집에 세들어 사는 애비와 윌리엄 그리고 창문 넘어와 제이미 방에서 자고 가는 줄리. 제각각 하나씩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다.

도로시의 고민은 아빠 없는 제이미의 원만한 10대 생활 유지와 건전한 인간성 만들기쯤으로 보이는데 그녀의 세입자들이 도움이 될 지는 잘 모르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로시의 걱정이 무색할만큼 제이미는 정상적으로 일반(?) 사람으로 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20세기와 그들의 20세기

지금 현재 도로시의 집에는 결핍과 방황의 그늘에서 늘 고단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누구의 인생인들 이 정도의 그늘이 없을쏘냐.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적어도 이 영화상에서의 캐릭터들은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고 상대방의 고민에 대해 열린 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당신은 행복하냐고? 답하기 위해 생각하는 순간 행복 끝 우울 시작이니 행복한 지금을 즐기시라.

아네트 베닝이라는 매우 낯익은 하지만 어디서 봤는지 잘 모르겠는 그녀의 연기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강해 보이는 자존감으로 항상 당당한 그녀 도로시를 너무나 잘 표현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이는 민낯의 얼굴만큼 자연스러운 연기가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영화를 끝까지 보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