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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낸 끈기와 정성 '꿈의 궁전을 만든 우체부 슈발'을 읽고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낸 끈기와 정성 '꿈의 궁전을 만든 우체부 슈발'을 읽고

 

100년도 훨씬 전에 프랑스 오트리브라는 작은 마을에 페르디낭 슈발이라는 시골 우체부가 있었다. 말수가 적고 묵묵히 자기 일만 하는 괴짜같은 그는 하루에 30여 키로미터를 걸어서 우편물을 배달하였다. 걸으면서 그는 상상하기를 즐겼는데 주로 환상적인 궁전들을 만드는 것이었다.

당시 파리에서는 만국박람회가 열리고 있었고 그와 관련된 그림이나 사진 엽서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주로 각국 나라의 전통 궁전들이 그의 눈에 띄었다. 그 엽서들을 보면서 페르디낭 슈발은 자신이 상상하던 건물들의 모습을 구체화 시킬수 있었다.

어느날,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는데 그 돌의 생김새가 아주 신기하여 집으로 가져왔다. 다음 날 부터는 그동안 눈에 안 띄던 돌멩이들이 그의 눈에 띄었고 그때마다 돌멩이들을 가져다 마당에 모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돌멩이로 궁전을 짓기 시작했다. 시멘트를 사서 돌멩이와 돌멩이를 붙이고 자신이 그동안 상상속에 그렸던 궁전들을 지어 나갔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미쳤다고 수근거렸지만 그는 묵묵히 궁전을 만들어 나갔다. 33년후 가로 26미터 폭 14미터 높이 10미터나 되는 굉장한 궁전이 완성되었다.  그는 78세때부터 8년동안 다시 그의 무덤이 될 궁전을 만들었고 2년후 88세의 나이로 그의 궁전에 잠들었다. 1969년 프랑스는 그의 궁전을 문화재로 지정하였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가 만든 꿈의 궁전을 찾고 있다.


우체부가 궁전을 만들다?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들어 펼쳐보니 실제 이야기를 쓴 동화였으며 실물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다. 괴짜지만 평범한 시골 우체부가 무려 33년동안 만들었다는 궁전.

33년! 그 긴 세월동안 한가지 작업에 몰두 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나온걸까? 정말 이걸 혼자 만들었을까? 의심이 들만큼 궁전의 규모나 디자인은 대단하다.  사진을 보면 너무나 정교하고 섬세해서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돌멩이들이 너무 작아서 기둥 하나 만드는데 1년은 걸릴것 같아 보인다. 게다가 그 재료가 그저 하나 둘 길에서 주운 돌이라는 사실이 놀라웠고 설계도나 밑그림 없이 상상만으로 궁전을 지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그는 무슨 목적으로 궁전을 만든 것일까?  책에 묘사된 그의 성격으로 봐서 남에게 보여줄 목적은 아닌것이 분명하다. 그가 작업에 몰두할 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집중력 있게 작업을 하였고 손가락질하는 남의 눈을 피해 야간에 주로 작업을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매일 조금씩 달라져가는 궁전을 바라보며 스스로 흐믓하고 행복했을 시골 우체부 페르디낭 슈발, 자신은 몰랐겠지만 그는 천재적인 예술 감각을 타고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의 노력과 정성이 없었다면 '꿈의 궁전'은 상상속에서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페르디낭 슈발의 궁전을 보고 언뜻 생각 난 것은 돌탑이었다. 우리나라에는 돌로만 쌓아 올린 유명한 돌탑들이 많은데 팔용산 돌탑이나 마이산 돌탑이 그것이다.

▲ 팔용산 돌탑

 

이 돌탑들이 유명한 이유는 규모가 크기도 하지만 견고함 때문이다.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는 신기함에 사람들이 감탄한다. 불가사의 하기까지 하다. 팔용산의 돌탑은 통일에 대한 염원이 담긴 것이고 마이산의 돌탑은 종교적인 기운이 담긴 돌탑이다. 이들 돌탑을 보니 '정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는것 같다.

'정성',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이 밑바탕이 되어 이토록 견고한 돌탑을 쌓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