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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전쟁은 언제, 왜 시작되었을까? '전쟁과 아우'를 읽고

 

 

전쟁은 언제, 왜 시작되었을까? '전쟁과 아우'를 읽고

 

 

 

 

전쟁이 노인이 되었다.

 

세상의 권력자들은 전쟁이 갑자기 죽어버릴까봐 걱정이 되어 한자리에 모여 의논을 하기로 했다. 전쟁이 나이가 많다는 말도 하지 않기로 했고 책에는 전쟁에 대한 업적을 기록하고 각종 무기들을 갖춰주면서 전쟁을 유지했다. 무기가 강력해지면서 전쟁은 더 흉폭해지고 참혹해졌고 그럴수록 좀 더 강력한 파괴를 하고픈 충동에 휩싸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전쟁은 자신의 모습에 대해 후회를 하게 되면서 맨 처음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알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수천년을 거슬러 올라가니 사람들은 칼과 화살, 그리고 돌멩이로 여전히 전쟁을 하고 있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다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났는데 그를 본 순간 두려움이 앞섰다.

 

 

 

 

그 남자는 "과거의 당신'이라고 말했다. 그 남자를 따라가다 쓰러진 남자를 발견했는데 바로 전쟁의 동생 '아벨'이었다. 카인(전쟁)의 눈물은 아벨의 피를 씻어내주고 아벨은 일어났다.

 

 

 

여행을 떠난 전쟁을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은 전쟁이 죽었다며 장례식을 치루기로 하고 커다란 관을 만들어 각종 무기를 넣고 구덩이에 묻었다. 권력자와 무기업자들은 침통해했지만 백성들은 신나서 춤을 추었다. 그리고 전쟁의 아우 아벨은 형이 어떻게 죽어갔는지 사람들에게 말해주었다.

 

 

'전쟁이 노인이 되었다.'로 시작되는 이 동화는 전쟁이 언제? 왜 시작되었을까? 라는 궁금증과 결국 전쟁이 없어지게 되는 과정을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알려준다. 책 겉표지에 그려진 커다란  철갑옷을 입은 어둡고 차갑운 병사의 모습은 '전쟁'의 얼굴을 형상화 한 것이다. 보기에도 강력한 힘과 폭력성을 가진 것처럼 느껴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 옆의 작은 아이는 누구일까 궁금해졌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각종 온라인 게임도 전쟁이 주를 이룬다.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걸 보면 원래 인간은 악하다는 '성악설'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정말 실제의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내가 아니어도 다른 누군가 다치거나 죽거나 하는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전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이 이 책 속에 있다.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지 몰라도 전쟁이 멈추거나 끝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권력자와 무기 생산업자들이 그들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약한 타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끊임없이 더 강력한 무기를 만들고 전쟁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젠 전쟁을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왜 하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전쟁은 일상화 되어 버렸다. 마치 만들어 놓은 무기를 다 써 버리기 위해 전쟁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이 책에서는 전쟁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 마지막에 부딪친 것은 성경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 형제였다. 카인은 신에게 바친 제물을 동생인 아벨의 제물만 받아주자 질투를 느껴 동생을 죽이게 되는데 그때부터 전쟁은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책 표지의 작은 아이는 카인의 아우 아벨인 모양이다. 질투에 눈이 먼 카인이 전쟁의 화신이 되었는지는 모를 일이나 모닥불 앞에 나란히 앉아 동생을 죽인 카인이 후회의 눈물을 흘리고 자신을 죽인 형 카인을 용서하는 아벨의 모습을 보며 '참회와 용서'만이 전쟁을 멈출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문제는 지금 전쟁을 겪고 있는 나라들 모두 자신들은 아벨이니, 상대방인 카인이 먼저 참회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있다. '내가 카인이다. 그러니 나를 용서해다오.' 라고 먼저 말하면 쉽게 해결될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