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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딸과 아들의 정반대 구매형태

 

 

한 뱃 속에서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쌍둥이도 다르다던데 누나 동생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같을리가 없다. 과일을 잘 먹는 아들 녀석과 달리 과일이 맛없어서 안 먹는다는 딸, 콩이라면 두부, 두유, 된장, 콩밥, 콩시루떡등 아무거나 다 좋아하는 딸과 달리 콩이 들어간건 다 싫어하는 아들 녀석, 화끈한 성격에 행동파인 딸과 조용하고 신중한 성격을 가진 아들 녀석.

 

맘 같아선 두 아이를 섞어 놓았으면 딱 좋겠다.

여러모로 다른 두 아이는 돈을 쓰거나 물건을 살 때도 전혀 다른 면을 보인다.

두 아이 모두 한창 멋을 부릴 나이라서 옷이나 신발 가방, 기타 악세사리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물품들을 구매하는 형태는 아주 다르다. 딸은 미술을 공부해서인지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에 예민하다. 옷을 살 때 눈에 띄는 디자인과 맘에 드는 색상을 위주로 선택을 한다. 옷은 패턴보다는 옷감의 무늬나 프린트 된 그림 등을 신경쓰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비슷한 패턴이지만 무늬나 그림만 다른 티셔츠들이 많다. 바지도 대부분 스키니바지인데 주머니의 모양이나 구겨진 모양등만 다르다. 자주 사느라 그런지 가격이 저가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9900원짜리 티셔츠, 15900원짜리 바지, 2-3만원대 신발등 .

 

그런데 문제는 이런 저가 옷들이 세탁을 한번 하면 옷 모양이 많이 망가진다. 여름철 옷이 여름이 지나기도 전에 제 모습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러니 다음에 보면 입고 나가기가 싫고 그래서 또 사고 또 망가지고 반복적인 일들이 벌어진다. 하나를 사더라도 제대로 된걸 사라고 하지만 소 귀에 경 읽기다.

 

아직 나이가 어려 비싼 옷을 입지 않아도 충분히 예쁘긴 하지만 자잘한 티 몇 장 사느니 제대로 된 걸 한 장 사면 두고두고 입어도 변형이 없을텐데 말을 해도 듣지를 않는다. 그러면서 항상 옷이 없다고 한다. 옷걸이에 걸린 색 빠지고 늘어난 옷들이 처음에 샀던 모양들이 아니니 손이 안가는 거겠지.

 

 

반면에 아들은 옷이나 물건을 자주 사지 않는다.

어쩌다 한 번 사는데 신상품을 사는 경우와 중고를 사는 경우가 반반이다. 중학교때까지는 사다 주는 거면 아무거나 입었는데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는 속옷에서부터 모든 걸 인터넷으로 산다. 아들 녀석이 구매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몇 군데 있는데 구매했다고 결제를 부탁하면 아들 녀석이 맡겨 놓은 돈으로 결제를 해준다.

 

 

이렇게 한 번 산 옷이나 신발 가방, 기타 악세사리 등이 배달되면 상표나 박스 등을 버리지 않고 그대로 둔다. 그리고 1-2년 정도 입다가 중고로 다시 되판다. 그런데 그게 또 팔린다. 물론 처음의 가격에 팔리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입은 기간동안 만큼 산정해 뺀 가격에 팔아서 돈을 보태거나 아니면 그 판 돈으로 다시 물건을 산다. 

 

다시 팔 때를 대비해 옷이나 기타 물건들은 최대한 조심해서 사용하고 세탁도 조심히 한다. 그래서인지 옷장에 옷이 쌓이는 일이 없다. 간혹 한정판의 옷은 중고인 경우에도 원래 가격보다 더 받고 파는 경우도 있다. 얼마전에 6년동안 사용(특별한 날만 사용)했던 9만원짜리 시계를 5만원에 팔았는데 그 돈으로  생산이 중단된 8만원짜리 중고 운동화를 사려고 기다리고 있다.

 

신던걸 왜 사냐고 물으니 그만큼 값어치가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새 상품을 사던 중고를 사던 먼저 매매한 돈에다가 2-3만원만 보태면 좋은 걸 살 수 있게 되니 금전적으로 부담스럽지 않고 새 상품을 살 수도 있어 일석이조이다.

 

 

돈으로 환산해 보면 딸이나 아들이나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만족도는 아들이 훨씬 높아 보인다. 실질적인 경제 가치는 같지만 심리적인 경제가치로 따지면 아들이 더 효율적인 소비를 한다고 보여진다. 아직 교복을 입는 고등학생이라 사복을 입을 일이 별로 없지만 이제 대학에 가면 사복만 입을텐데 그때도 그 옷이나 물품을 중고로 팔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