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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결국 그들은 모두 피해자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을 보고

 

 

결국 그들은 모두 피해자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을 보고

 

 

 

 

'용산 참사'가 일어난 용산역 근처는 시내를 가려면 꼭 지나쳐야 하는 길이라 자주 오고 가고했던 곳이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용산역 근방은 재개발에 따른 이주 문제로 세입자들의 불만과 요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여기저기 보였지만 일련의 재개발 지역처럼 이주비나 기타 보상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려니 생각했었다.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니 그저 버스타고 지나가며 눈길 한 번 주는 것이 다였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대형화재가 일어나고 농성자 5명과 경찰대원 1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뉴스에 연일 보도되더니 그것도 잠시 항상 그랬던 것처럼 용산참사는 우리의 시선에서 멀어졌다.

 

 

 

 

영화가 시작 되기 전 진행자의 소개로 두 감독이 무대위로 올라와 인사의 말을 했다.

이 영화를 보시고 침묵하지 마시고 여기저기 퍼뜨려 달라는 당부의 말을 듣고 영화를 보았다. 당시로서는 워낙 큰 사건이어서 인지 많은 언론들이 제공한 영상들이 마치 영화의 장면처럼 보였다.

 

 

 

 

특히 당시 출동했던 경찰 특공대 대원의 나레이션과 그것을 바탕으로 재연되는 출동 장면은 실제 모습처럼 비춰져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화면에 나타나는 출동 대둰들의 진술서 내용을 보면 그들도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지옥같은 현장을 목격하고 겪었던 심적 고통이 그대로 나타난다.

 

 

 

누가 그들을 미워하겠는가?

그들도 명령에 따라 움직였을뿐인데 말이다. 다만 당시 농성에 참여했던 생존자들의 인터뷰도 곁들여 졌다면 더 좋았을텐데 빠져서 아쉬운 감이 들었다.

 

시민단체나 변호사의 말대로 이 사건은 엄청난 화마에 목숨을 잃은 농성자들이나 그들을 진압하기 위해 망루로 올라갔던 대원들이나 모두 피해자들이다. 항상 그렇듯 가해자는 권력 뒤에 숨어서 그림자조차 내밀지 않고 그 권력 하수인들은 몸 바쳐 그들을 가려주기에 바쁘다. 사건 수사과정도 재판과정도 중립적이지 않고 편파적이었으니 모든 책임은 죽은 자들에게 있다는 판결이 나고야 말았다.

 

영화 감독이 침묵하지 말라고 하였던 당부는 무엇이었을까? 모든 걸 다 떠나서 이 사건은 영화에서 인터뷰하던 촬영기자의 말대로 발화의 원인이 무엇이냐 누가 불을 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시도된 진압 방식 자체가 잘못된거라는 점이다.

 

모든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시민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진압을 해야하는거지 진압 그자체가 목적일수는 없다는 것이다. 망루에 올라가 불법적인 시위를 했던 농성자들이지만 전쟁같은 무리한 진압으로 막다른 골목에 몰아 넣어 죽음에까지 이르게한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것인지...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