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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동화책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 아빠니까 안되고 엄마니까 안되고...

 

동화책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 아빠니까 안되고 엄마니까 안되고...

 

 

동화책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은 

한밤 중 잠이 오지 않아 아이는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그런데 못보던 아저씨가 소파에 누워 있다. 낯선 사람에 놀라서 바라보니 그 사람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누구냐는 물음에 자신은 '죽음'이라고 답했다. 

아빠와 엄마 둘 중 한 명을 데려가야 하는데 서류가 없으니 내일 다시 오겠으니 누구를 데려갔으면 좋을지 생각해두라고 했다. 네가 원하는대로 해준다면서....

 

 

다음 날 아빠와 엄마는 여느 일요일과 마찬가지로 촌스런 파자마를 입고 스포츠신문을 보며 투덜거리고 엄마는 낡은 잠옷을 입고 노란 고무장갑을 끼고 설겆이를 하며 잔소리를 하신다. 아이는 계속 아빠와 엄마를 번갈아 보며 아무 말없이 관찰만했다.

운동을 하고 돌아오신 아빠와 엄마는 여전히 각자에게 주어진 일상들을 기분좋게 혹은 가벼운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며 여유로운 일요일을 보내고 있다. 오직 한 사람만 빼고. 어둠이 내릴때까지 아이는 결정을 하지 못한채 '죽음'을 만났다.

"그래 누구를 선택했니?"

 

 

아무도 선택하지 못했다는 아이에게 '죽음'은 다그치듯 뭐가 어렵냐면서 누구를 데려갈까 라고 다시 물었다. 곰곰히 생각하던 아이는 아무도 안된다며 차라리 자신을 데려가라고 했다.

아이의 대답에 '죽음'은 눈시울을 훔치며 누구를 데려갈지 내가 좀 더 생각해보고 오겠다며 집을 떠났고 아이는 편안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다.

 

아빠도 엄마도 안되요 

꼬마 아이의 눈에 비친 아빠와 엄마의 일상적인 생활 모습들이 마치 다큐의 나레이션처럼 장면과 함께 그려지는 동화이다.

자의적인 것은 아니였지만 아빠와 엄마 중 한 사람만 선택해야 하는 고약한 상황에 아이는 나름대로 객관적인 관찰을 한다. 엄마는 이래서 좋고 아빠는 저래서 싫고가 아니라 한 발짝 물러서서 제3자의 시각으로 아빠와 엄마를 관찰하는 것이다.

 

그런데 누가 더 낫고 더 못하고의 차이가 없다. 그래서 아이는 선택을 할 수가 없었다.

아빠는 아빠의 자리에 있어야 하고 엄마는 엄마의 자리에 있어야만 한다고 아이는 느꼈다. 아이들에게 부모의 존재는 자신의 생존과 연결된 우주 전체라 생각한다.

그러니 원래 있었던 부모 중  한명이라도 없어진다면 아이는 생존에 대한 위협과 불안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다 맞춰 놓은 퍼즐 그림처럼 어느 한 조각도 뺄 수가 없으며 꼭 빼야 한다면 자신이 빠지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마음이 '죽음'을 감동시켜 다행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말이다.

 

가족의 소중함

이 동화를 읽으며 아이에게 이런 동화를 읽혀도 괜찮겠나 싶었다. 아이에게 부모의 죽음을 선택하라는 내용 설정이 과하지 않나 싶어서 말이다.  농담이라도 특정인을 지목한다면 기분이 좋지 않으니까.

가족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 천륜이라고 했다. 가족으로 만난 것이 나의 선택은 아니였지만 내가 끊자고해도 끊을 수 없는게 가족이다.  

당장은 불만스럽고 성에 안찰 수도 있지만 부족한대로 받아들이고 품어주어야 하는게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