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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동화 '신도 버린 사람들', 신분도 종교도 극복한 삶의 의지

 

동화 '신도 버린 사람들', 신분도 종교도 극복한 삶의 의지

 

동화 '신도 버린 사람들'은 

다무는 인도에서 가장 천민계급인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났다. 그들은 물도 마음대로 마시지 못하고 땅에 침도 함부로 뱉지 못할 정도의 더러운 인간으로 대우 받으며 인간임에도 짐승보다 못한 사람들로 살아간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더 어려워진 가정 형편때문에 어머니와 다른 형제들과 함께 뭄바이로 갔다.  우연히 신문판매 일을 하게 되면서 천사의 선물같은 영국신사를 만나 꿈같은 상류층 생활을 접하게 되었고 학교를 주선해 주었으나 불가촉 천민은 배움의 기회마저 가질 수가 없어 학교입학은 불가능했다.

그렇게 은인같은 영국신사는 영국으로 돌아가고 다무는 청년으로 성장했다. 그즈음 신분제도를 철폐해야한다는 모임에 나가면서 다무는 사회저항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들의 불합리한 신분제도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번번히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일을 하다 엄지 손가락까지 잘리는 사고를 겪지만 의지가 강한 그는 다시 일어섰다. 여섯 아이를 낳고 아이들만큼은 학교에 보내려고 학교를 찾아가 드러눕기까지한 다무의 노력으로 아이들은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자상하고 지혜로운 다무의 영향을 받았는지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상급학교로 진학했고 그즈음 다무는 차별적인 신분계급이 있는 힌두교에서 차별없는 불교로 개종을 하였다. 다무는 평생 하급 근로자의 삶을 살았지만 아이들의 삶은 번듯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다무는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인간다운 삶을 거부하는 신분제도

인도의 신분계급 중 가장 천민에 속하는 불가촉천민의 삶이 이렇게 지독한 인권유린의 모습이란 걸 알고 정말 놀랐다. 몇 천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관습적인 제도이다 보니 아무도 그것이 부당하다고 저항하지 못하고 그저 숙명처럼 받아들였다.

하긴 뼛 속 깊숙히 영혼속까지 박혀버린 신분계급을 감히 떨쳐버릴 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런 생각조차 할 수 없도록 교육의 기회마저 박탈당했고 누군가 부당함을 표현하면 그들 스스로 그 사람을 징벌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집단으로부터의 징벌은 생계와 관련이 있기때문에 곧 죽음을 의미했으니  불만이나 부당함을 표현한다는건 죽음을 각오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다무는 부당한 제도를 없애기 위해 한평생 노력했다.

결국 제도를 없애지는 못하고 개종을 하고 말았지만 인간적인 삶을 살기 위해 개종한 그에게  아무도 비난을 할 자격은 없다.

 

인간이 존재 이유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대사 중 하지원이 현빈에게 이렇게 말한다.

"삼신할머니의 랜덤으로 부잣집에 태어난..."

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의 결정으로 삶을 선택하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그저 태어난 그 자리에서부터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것이 인간이다. 좀 더 나은 인간적인 삶을 위해 학문을 연구하기도 하고 돈을 벌기도 하고 재능을 뽐내기도 하면서 행복함을 느끼는게 인간이다.

하지만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러한 모든 것이 차단당하고 박탈당한다면 그 삶은 존엄성도 없고 존재의 이유도 없게 된다. 그야말로 본능적으로 목숨만 부지하는 동물같다고나 할까. 아무도 이런 삶을 강제로 권할수는 없다.

인도의 비인간적인 계급제도가 완벽히 없었졌다고 믿지 않는다. 몇천년 내려온 것인데  법적으로 없앤다하더라도 골수에 박힌 관습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만 하는 존엄한 존재이다.

세상에 태어난 이후에 나의 삶은 전적으로 내 의지에 따라 완성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조물주가 인간을 만든 이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