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여느 때 같으면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매일 뉴스감이 하나씩은 터졌을텐데 올해는 비교적 조용하다. 주목 받는 세 후보 문재인, 박근혜, 안철수에 관한 일거수 일투족이 연일 방송을 통해 보여지지만 아직 이렇다할 선두 주자가 없는 가운데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가시화되어 가고 있다. 이에 대한 찬반과 옹호, 비판의 소리만 높을 뿐 정책에 대한 논의나 관심은 또 멀어져 가는 대선 전초전이 펼쳐지고 있다.
박종진의 쾌도난마
채널A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 중 '박종진의 쾌도난마'라는 프로가 있다.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직설적인 질문으로 게스트를 배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인터뷰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어느 땐 상당히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 나오는가 하면 어느 날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 출연하기도 해서 놀라기도 한다. 주로 정치적인 인물들이 많이 출연하는데 아마도 대선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그 동안 출연했던 게스트와의 인터뷰를 그대로 지면으로 옮긴 것이다. 그래서인지 잘 아는 인물의 인터뷰 내용을 읽다보면 음성까지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든다. 몇몇은 직접 방송으로 보았지만 대부분은 방송으로 못봤던 분들이라 그들의 인터뷰 내용을 읽으면서 현재 정치상황에 대한 다른 시각들에 대해서 알게되었다.
독자의 입장인 나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인터뷰 글도 있었고 불편한 기분을 만들게하는 인터뷰 글도 있었다. 이 책이 박종진이라는 사람의 생각이 아니라 프로그램에 출연한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라 어쩔 수가 없다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분의 인터뷰 글은 집중해서 읽고 지지하지 않는 분의 글은 대충 읽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객관적인 감정으로 읽혀지지 않는 책이다.
돋보이는 인터뷰, 황상민교수
돈봉투 사건 등으로 한나라당을 떠나 신당인 국민생각당 비례대표 1번이 되었지만 떨어진 전여옥, 온갖 고소 사건에 휘말린 강용석, 새누리당 어린 비대위원인 이준석, 뼈 속까지 MB맨인 이동관, 안철수의 멘토 윤여준, 직설화법 심리학 교수 황상민 등 정치나 시사판에서 이름 석자 알리신 분들의 인터뷰 중 가장 인상적인 인터뷰 내용은 황상민교수이다.
다른 지상파 방송에서도 보았지만 찌뿌린 눈썹때문에 매사에 부정적인 분인가보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공격적인 화법이 머리에 콕콕 박힌다. 게스트지만 앵커에게 질문도 많이하고 자신에게 던져진 질문에 대한 잘잘못을 따질만큼 상당히 거친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책에 쓰여진 글 속에는 그가 여나 야의 어디에도 편중되지 않은 그야말로 제대로 된 중도의 입장을 보여 준다.
총 15명의 인터뷰 내용이 실린 이 책은 내용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니 내가 좋아하는 혹은 관심이 가는 인물편을 뽑아서 읽는 것도 좋다. 무게감있는 책이 아니라서 가볍게 읽으면서 지금의 정치판에 대한 여러 각도의 의견을 견줘보는 것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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