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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이불 속에서 숨죽이며 읽었던 만화책 '엄마아빠 몰래 보던 만화책'을 읽고

 

 이불 속에서 숨죽이며 읽었던 만화책 '엄마아빠 몰래 보던 만화책'을 읽고

 

 

윤철이네 집에 놀러갔던 귀동이는 마루 끝에 놓여있던 '밀림의 왕자'라는 만화책을 보게 되었다. 이 만화책은 너무나 재미 있어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책이라 귀동이는 계속 만화책으로 눈길이 갔다.

 

 

윤철이는 만화책을 주며 오늘 밤 안으로 읽고 내일 가져오라며 주었다. 귀동이는 집으로 돌아와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어떻게 몰래 만화책을 볼까 궁리를 했다. 엄마는 기름값 든다고 불을 켜지 못하게 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방으로 돌아온 귀동이는 공부를 하는척 하면서 교교서에 만화책을 겹쳐서 몰래 보기 시작했다. 얼마쯤 지났을까 엄마가 지나가시며 그만 불 끄고 자라고 하셨고 이어 할머니도 헛기침을 하시며 기름값 나가니 그만 자라고 하셨다. 귀동이는 불빛을 막기 위해 담요로 방문을 막았다. 이제 안심하고 만화책 삼매경에 빠져들었는데 갑자기 엄마가 문을 확 여시는 바람에 만화책 보던 걸 들키고 말았다.

 

 

방문을 막았던 담요의 한쪽이 걷힌 걸 모르고 계속 만화책을 보다가 밤늦게 불이 켜진 것을 이상히 여긴 엄마가 문을 여시게 된 것이다. 회초리로 매를 맞은 후 귀동이는 울다가 잠이 들었다. 꿈 속에서 밀림으로 들어가 신나게 놀았다.

 

이불 속에서 읽던 만화책

너무나 재밌는 만화책을 밤사이 모두 읽어야하는 귀동이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부를 한다고해도 기름값 많이 든다고 불켜지 말라고 하시는데 무슨 핑계로 불을 켜야하나 고민하느라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머리 속은 온통 불을 켜야만하는 정당한 이유를 찾느라 아무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지금처럼 전기가 흔하던 시절이 아니라 기름을 태워 불을 켜야하는데 한푼이 아쉬운 가난한 집안에 공부도 아닌 만화책을 본다고 불을 켤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때 그시절 지금의 게임만큼이나 아이들을 빠져들게 했던 만화책은 어른들의 눈을 속이고라도 꼭 보고 싶을만큼 당시 아이들을 사로잡았다.

 

만화책에 대한 추억 

초등학교 시절, 동생과 나는 만화책을 몰래 빌린 뒤 옷 속에 숨기고 집으로 갔다. 만화책을 들고 들어가면 엄마에게  혼나는지라 어떻게해서든 엄마 몰래 집으로 만화책을 가지고 들어가야 하는데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만화책을 나에게 주고 동생이 먼저 빈 몸으로 들어가서 다락방 창문을 열면 창문을 통해 내가 던져주는 만화책을 동생이 받게 했다. 그리고 우리는 다락방에서 신나게 만화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떠오르는 추억에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동전을 가지고 만화가게에 들어가면  검은 고무줄에 눌려 만화들이 벽마다 빼곡히 꽂혀 있었다. 항상 가지고 간 돈은 모자르니 아쉬운 마음으로 만화가게를 나와야만 했다. 혹여 시리즈를 보다가 중단하고 나올라치면 그 아쉬움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만화가게가 아이들에게는 별천지같은 곳 중 하나였다.

그러고보니 요즘도  만화가게가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