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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아빠에게 보내는 병 편지' - 엉뚱하고 귀여운 딸이 보내는 행복한 편지

 

동화 '아빠에게 보내는 병 편지' - 엉뚱하고 귀여운 딸이 보내는 행복한 편지

 

 

동화 '아빠에게 보내는 병 편지'는

한나는 드넓은 인도양에서 바다를 연구하는 아빠에게 편지를 쓰기로 했다.

빈 병에 주소를 쓰고 물이 새어 들어가지 않도록 코르크 마개로 닫고 인도양에 있는 아빠에게 보낼 수 있도록 배를 타는 얀센 아저씨에게 멀리 던져 달라고 부탁도 해두었다.

 

첫번째 편지

아빠! 우리집 기린 카롤리네는 사료를 먹지 않고 자꾸 과일나무 잎을 먹어서 고민이야, 아빠가 없는 사이 부쩍 자라서 곧 2층 내 방에 얼굴을 드밀 수도 있어. 그리고 뚱보 고양이 찰리는 너무 게을러서 쥐를 잡지도 않고 이리 딍굴 저리 딍굴만 해. 

 

 

아빠가 한철 있어야 오신다고 엄마는 한숨만 내쉬는데 나는 한철이 아니라 석 달이라고 말하는 게 더 좋아 그게 더 빨라 보이니까. 아빠가 오면 같이 바닷가를 산책하고 싶어.

 

두번째 편지

엄마는 병원일을 하시는데 게을러서 고민인 아저씨가 오셨어. 엄마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화장실에 갈 때만 빼고 침대 위에서 내려오지 말라는 처방을 내려주었지.

 

 

엄마의 처방대로 했더니 아저씨는 3일만에 이젠 뭐든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엄마에게 감사의 꽃을 전해왔어.

 

세번째 편지

나는 유명한 낱말을 많이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 지금 사용하는 낱말은 오래전에 만든거니까 새로운 낱말들이 더 생길 필요가 있어. 아빠를 위해 만든 낱말은 '짧은머리상어인간' 과 '물구경꾼'이야.

 

 

 

네번째편지

우리반 친구 올리버그로츠는 귀가 칼귀라서 아이들한테 놀림을 받아 그래서 엄마에게 상담을 받아보라고 했어.

 

 

엄마는 올리버에게 반 친구들을 살펴보면서 다른 친구는 무엇으로 놀림을 받는지 조사하라고 했고 올리버와 나는 같이 작업을 했지. 많은 아이들이 놀림을 받는다는 걸 알고 엄마는 너 하나만 놀림을 받는게 아니니 심각히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어.

 

귀여운 딸의 행복한 편지

이 책은 바다 연구를 위해 집을 오랫동안 떠나 있는 아빠에게 보내는 한나의 편지 이야기이다.

첫장을 읽으면서 빈 병에 편지를 넣는다는 구절을 읽으며 '혹시나'하는 걱정을 했다. 주소가 없는 너른 바다에 띄워 보내는 병 편지, 한나의 아빠가 실종된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 말이다. 다행히 그건 아니었다.

 

 

한나는 자신과 엄마를 둘러싼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마치 옆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편지를 썼다.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귀엽고 엉뚱하고 발랄한 어린 소녀의 감성이 그대로 나타나 이 편지를 읽는 아빠는 웃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엄마의 외로운 기다림을 전하면서도 아빠 역시 바다에서 외로운 생활을 할거라는 생각에 행복한 일들만 전하려는 어린 딸의 갸륵한 마음이 전해지는 편지글이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편지에 담은 추억

손 편지를 써 본 적이 언제였나 생각해보니 메모외에는 누구에겐가 편지형식의 글을 써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한 밤중에 하얀 편지지를 펼쳐 놓고 친구에게 연인에게 혹은 부모님께 절절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면서 오로지 그 사람만을 생각한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밤에 쓴 편지를 아침에 읽어보면 왜 그리 손발이 오그라드는 문구가 많은지 이 편지를 부쳐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기기를 이용한 문자나 전자메일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면서부터 손 편지는 추억거리가 되어 버렸다. 올 연말엔 가족에게만이라도 손 편지로 카드를 대신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