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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Book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장하준(Ha-Joon Chang) / 김희정,안세민역
출판 : 부키 201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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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책 제목을 보고 또 한권의 경제 음모론에 대한 책인가 생각했었다.
그런 종류의 책인 금융의 지배자들, 화폐전쟁 등과 같은 걸로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시간가 되면 읽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원래 그런 종류의 책을 좋아합니다), 얼마 전 아들 책상 위에서 그 책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자유시장 경제체제의 모순점에 대하여 설명한 경제 도서였다.
1980년부터 2010년까지 30여년 동안 세계 경제 시장을 지배해온 자유시장 경제체계에 대한 오해들을 23가지의 사실(Things는 가지로 해석되는데, 글에서는 '가지의 사실'로 표현하였음)로 지적한 책이다.

책의 구성은 Thing 1 ~ 23으로 되어 있으며, 지금까지 익숙했던(어쩌면 교육 및 언론등을 통해 주입된) 사실들에 대하여, 신화(그들은 이렇게 말한다)와 오해(이런 말은 하지 않았다)로 양쪽에 대한 주장을 설명한 뒤, 각 주장에 대한 사례를 통해 결론(오해쪽의 주장이 옮음)을 내리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물론 여기서 양쪽은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옹호하는 세력과 이에 반대하는 세력들을 말하며, 그리고 책의 전반적인 내용들에서 지금까지 알고있던 사실들이 잘못된 지식(신화)이였다는 주장은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한것 같다.

 


이 책의 23가지 사실에서 말하는 공통점은 한가지로 요약된다.
자유시장 경제는 존재하지도 않고, 객관적으로 규정된 자유시장이 존재한다는 신화에서 벗어나는 것이야 말로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이 책의 내용을 빨리 파악하고 싶거나, 요점만 읽고 싶은 독자라면 Thing 1과 23 만 읽어도 됨을 힌트로 말씀드린다.

Thing 1은 자유시장이라는 것은 없다.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이 시장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이유를 들어 특정 규제의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그 규제를 통해 보호될 권리들을 부정한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 표명에 불과하다.

Thing 23은 좋은 경제 정책을 세우는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건 아니다.
2008년 11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런던 경제 대학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2008년 금융위기에 대한 설명을 들은 여왕은 '왜 아무도 이런 일을 예상하지 못했지요?'라는 질문을 하였다.

편지를 통해 이에 대한 답변을 한 베슬리와 헤너시 교수는 '경제학자들 개개인은 유능하고, 나름대로 자기가 맡은 일을 잘 해내고 있었지만 금융 위기 직전에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으로 23가지 중에서 특히 흥미로운 사실은 아래와 같다.

Thing 7 자유시장 정책으로 부자된 나라는 거의 없다.
Thing 10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가 아니다.
Thing 17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Thing 20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특히 흥미로운 이유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지금까지 알고있던 상식들을 바꾸어 놓은 사례가 보다 놀랍기 때문이며, 그 중에서도 Thing 17의 교육에 대한 사례에서는 특히 한국 교육에 대한 거품이 등장한다.

대체로 23가지 사실의 오해(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부분을 위해 사용된 사례와 통계들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사례로 사용된 통계치가 대부분 포괄적인 수치이며, 경제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특정 부분 통계치를 적용한 사례가 부족한 점은 책에서 주장하는 설득력에 아쉬운 부분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된다.

그래도 이 책을 읽는 대부분 독자는 장하준교수의 주장을 일정 부분 공감하리라 본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는 결론이라는 부분을 통해 '세계 경제를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8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결론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2008년 금융 위기에서 드러난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완전히 새롭게 재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인 영국 캠브리지대 경제학과 장하준교수의 모국(저자의 표현임)인 우리나라가 책의 여러 부분에서 사례로 등장하여 책의 재미를 더 하는거 같다. 

오늘 뉴스에서는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 주요 뉴스로 나오고 있다.

200년 전에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취급을 받았습니다.
100년 전에 여자에게 투표권을 달라고하면 감옥에 집어 넣었습니다.
50년 전에 식민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면 텔러리스트로 수배 당했습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곳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 장하준 사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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