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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졸업식에서 생각난 관포지교의 우정

관중과 포숙아 이야기

중국 제나라 때, 관중과 포숙아는 죽마고우였다.

그러나 둘은 정계에 나가면서 모시는 윗전이 달라 적대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결국 포숙아측이 정권을 잡게 되자 관중이 죽을 처지에 놓이게 되었으나 포숙아 덕분에 목숨도 구하고 그의 천거에 의해 재상의 자리에 앉게 되었다.

훗날 관중은 포숙아를 생각하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장사에서 이익을 많이 챙겨도 욕심쟁이라 욕하지 않았다. 내가 가난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전쟁에 나가 도망쳐도 겁쟁이라 욕하지 않았다. 내게 노모가 계심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를 낳은아 준 이는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주는 이는 포숙아이다."

관포지교, 친구사이의 우정을 말할 때 가장 본보기가 되는 관중과 포숙아의 이야기이다. 

 

 

관중과 포숙아는 어린시절부터 한동네에서 자라며 볼것 못볼것 다 보고 자랐고 집 안의 전후사정을 다 알고 지냈기 때문에 두 사람은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속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세상살아가는 데 있어 얼나마 위안이 되는지 잘 알것이다.

 

졸업식장에서 생각난 관포지교

이번 주는 중고등학교 졸업식이 몰려있는 주간이다.

아들녀석의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하 13도의 한파를 뚫고 학교로 향했다. 다행히 체육관에서 진행되는 졸업식이라 추위는 피할 수 있었다. 이번이 70회 졸업식을 거행하는 역사가 깊은 학교라 많은 내외 귀빈들이 참석을 하셨고 짧게 짧게 축하 인사말을 하셨다.

 

 

그 중에 한 국회의원의 인사말을 듣고 '관포지교'가  떠 올랐다.

"오늘 고등학교를 마무리하는 졸업식을 치르고 있지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출발선이 바로 오늘이다.

3년 동안 고등학교에서 여러분들이 우정을 나누고 형성해 놓은 좋은 친구 네트웍은 여러분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여러분들을 위한 울타리가 되어 줄 수도 있다.

같은 환경에서  동고동락했던 경험과 추억만으로도 이심전심일 수 있는 유일한 친구가 고등학교 친구이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평생을 함께 갈 수 있는 친구를 만드는 시기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중고등학교 시절에 만난 친구가 평생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같은 나이에 같은 고민을 하고 진심으로 내 말을 귀 담아 들어주고 진정성을 담아 내 고민에 답을 주는 친구가 중고등학교 친구이기 때문이다.

부디 아들녀석이 포숙아같은 친구를 만났기를 바라고 자신도 친구에게 포숙아같은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