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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을 생각하며 동작충효길을 걷다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을 생각하며 동작충효길을 걷다

나라를 위해 자신의 한 몸을 주저없이 불사르고 후세들에게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어 주신 분들이 잠들어 계신 곳이 현충원이다.

일년 중 6월이 되어야만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이고 그외에는 그분들의 단촐한 가족들이 뜨문뜨문 찾기 때문에 지금은 아주 한적하고 고요하기만하다.

그 현충원의 둘레를 도는 '동작충효길'을 다녀왔다.

 

 

동작역 3번 출구로 나와 육교를 건너면 바로 현충원인데 그 외곽길이 오늘의 목적지인 '현충원길'이다.

이제까지 가 본 둘레길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둘레길의 시작점이 살짝 숨어있다는 것이다. 아니 숨어있다기보다 관찰력이 부족한 내 탓이 크다.

그렇게 오가면서도 산 길로 나 있는 긴 나무계단을 왜 한번도 못봤는지 그게 의문스럽다.

계단의 끝에 펼쳐질 한강의 멋진 풍경을 기대하며 고통스런(?) 계단오르기에 첫 발을 내딛었다.

 

짧지만 경사가 급한 계단이 초입부터 힘들게 하지만 계단만 오르면 고생 끝! 행복 시작! 이라고 믿어도 될 만큼 평지같은 능선이 끝까지 이어진다.

초록색 철조망이 오른쪽으로 마치 군사분계선처럼 이어져 있는데 얼마전까지만해도 콘크리트 담장이었다는 말에 때를 잘 맞춰 온것 같다는 생각에 기분이 흐믓했다.

아직은 한겨울 눈 속이라 나무도 꽃도 없는 쓸쓸한 길이지만 봄이나 여름에 오면 장미넝쿨도 만발할 것 같고 짙푸른 나무들이 품어내는 숲 속 향기가 짙게 날 것만 같은 길이라 봄에 꼭 다시 오마고 다짐했다.

 

이곳이 순국선열들을 잠들어 계신 현충원임을 다시 한번 알려 주는 메모리얼 게이트이다.

지붕의 곡선은 태극문양을 기둥은 건곤감리의 문양을 형상화했다.

나무 벽면엔 다녀간 이들의 흔적인 작은 나무팻말이 아로다롱 걸려 있으며  산새도 울지 않는 고요함과 비밀의 방처럼 꾸며진 숲 속 도서관이 제법 잘 어울리는  길이다.

 

현충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문은 동절기(12월~3월)엔 07시부터 17시까지 개방이 되고 그 외에는 06시 부터 18시까지 개방이 되는데 현충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돌아오는 봄에 방문해 보기로 하고 충효길을 따라 걸음을 재촉하였다.

숭실대와 총신대 사이로 내려가는 완만한 나무계단을 내려가면 이 길의 종착지이자 다음 코스의 시작점이다.

 

 

처음 올라가는 입구의 나무계단에 살짝 지쳤지만 그 이후엔 정말 평지를 걷는 듯한 편한 능선길이 이어져 따사로운 햇빛이 봄날의 기운처럼 느껴지는 주말의 오후, 몸도 마음도 가벼운 즐거운 동작충효길이었다.